2020년
미움을 넘어가기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6. 10. 08:54
나를 괴롭히는 이를 미워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미워하지 않는 순간에 닿을 수가 있다.
그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탐진치의 굴레에 묶여 끝나지도 않을 괴로움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어리석은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만들어내는 독소에 괴로울 정도의 근기인 내가 있어 오늘도 힘겹지만 어쩌겠는가.
잘 견뎌내기 위해 노력해야지.
알지 못해도 이렇게 만나야 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니 숙제하는 아이처럼 부처님을 잘 따라볼 밖에.
두려운 것은 그가 아니라 그로 인해 반응하는 나에게 있다.
알지 못해서 정작 열심일 것에 열심을 내지 못하고 버려야 할 것에 열심인 우리의 어리석음에 있다.
지금은 억지를 써서 미움을 넘어가야 하는 근기지만,
이 미움을 넘어가는 순간에는 어리석은 우리에 대한 자비로움으로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