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바르게 알려는 노력, 그대로 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1. 27. 19:47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더 큰 위기로 들어가게도 합니다. 사람이 위기를 만나는 이유도 다르고 그의 선업도, 인연도, 근기도 다르기에 하나로 정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말하면 이럴 수 있습니다. 위기가 사람을 궁지로 밀어내 무언가를 행하게 할 때, 선업, 선연이 발현하면 그 위기는 곧 좋은 기회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죽을 병에 걸린 이가 바른 가르침을 만나 자신의 삶을 돌이키고 삶을 정돈해가고 좋은 일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위기가 곧 살리는 기회, 잘 살아가는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설령 병이 회복되지 않아 죽음을 맞이해도 그의 삶은 한결 밝은 것이 됩니다. 더 나은 것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다 그렇게 선업과 선연으로 충만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나는 잘 알려는 노력, 바르게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자가 부처님 가르침으로 정말 잘 살고자 한다면 그저 들리는 소리, 달콤한 소리에 몸던질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은 경전에 남겨서 우리에게 배우라 말합니다. 처음에는 글자도 제대로 읽기 어렵지만, 나의 뜻대로가 아닌 부처님의 뜻대로 받아지니고 이해하고 깨닫기 바라는 마음이 지속되는 노력 속에서 근기에 맞는 이해가 열리게 됩니다. 물론 이해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너무 당연한 이치들, 흐름들이 있는데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생각하건대 자신의 상이 너무 강하기 때문일 것이며 그것이 그 순간 그에게 허락된 법과의 인연, 그가 이룰 수 있는 최선인 것이겠지요. 


다시 말하지만 바르게 아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아닙니다. 알았다면 그 알게 된 것을 지극하게 실천해가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바르게 아는 것도 쉽지 않지만 아는대로 행해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아는 것을 실천해가고 그러면서 내가 어떠한지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탐진치로 움직이는 마음을 보게 됩니다. 그것을 거스르기도 하고 때로는 알아차릴 겨를이 없이 휩싸인 후에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교묘하게 속이고 움직이게 하는 탐진치를 알아차리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경전을 읽고 부처를 늘 마음에 담아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면서 우리는 부처님의 참된 자녀가 되어갑니다. 내 안의 불성이 주인되고 내 모든 것과 합해지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날 것입니다.


오늘 문득 이런 저런 글들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의 고통이 심하다고 하면서도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해나가고 있는 것일까?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는 노력 속에서 명확하게 알아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진리를 왜곡하면 왜곡했음을 알게 됩니다. 공부가 얕아 명확하게 모르더라도 뭔가 찜찜하다는 느낌이 생생해집니다. 그러니 불자라면 경전을 필히 공부해야 합니다. 바르게 알아야 하는 행들이 복이 되고 공덕이 될 수 있습니다. 바르게 알아야 부지런함이 나의 생명이 되고 다른 이들을 살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먼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구요, 더 나아가 인연된 이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부지런함이 스스로에게 또 다른 이에게 해가 된다면 차라리 바보가 되는 것이 천배 만배 유익합니다.


삶이 절망으로 가득찰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것, 저런 것을 시도하게 되는데요. 힘이 많이 들수록 제대로 해나가는 것, 바르게 해나가는 것, 가르침대로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걸려도 해야 합니다. 그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죽을 듯 힘들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날이 그런 것이구나 추측할 수 있을 건데요, 쉽게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은 탐진치에서 먼 일이 될까요? 지독한 탐진치로 만난 오늘의 고통인데 다시 탐심과 치심에 가까운 마음으로 진정 정화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부처님을 떠난 이를 불법으로 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잠시 빌어쓸 수 있지만 잠시의 방편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전을 읽으면서, 여러 선지식의 가르침을 접하면서 저는 그렇게 배워온 것 같습니다.


사이비, 비슷하지만 바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고 어떤 선지식이 말하더군요. 비슷한 것을 말해도 바르지 않은 것은 바르지 않은 것이며 그 폐해가 분명 있을 겁니다. 그것을 가릴 힘은 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생겨납니다. 그러니 경전을 읽되 부처님, 우리 불성을 의지하여 배우기 바랍니다. 올해는 좋은 뜻과 우리의 선근 공덕으로 부처님의 정법수행에 견고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