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살리기 위한 일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4. 17. 13:32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고통에 빠져 있습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깊은 병증으로 사경을 헤매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에 어느 선지식이 말하길, 암(암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은 사람은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과 관련된 구체적인 설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동의하는 마음입니다. 병이 나타난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병의 발현은 잘못 흘러가는 삶을 알아차릴 기회가 되죠. 더 이상 나쁜 일에 들면 죽는다는 고마운 경고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죠.


그래서일까요? 코로나가 창궐한 이 시점에 저는 위협,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세상을 살리기 위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라는 생각, 이것을 계기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은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라 생각으로 답을 아는 사람처럼 평온함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너무 많은 자연을 훼손해왔습니다. 그 훼손의 결과로 여러가지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것이니, 만나는 재해를 계기로 삶의 방식을 공존과 상생으로 바꿔가지 않는다면 그 끝은 참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연은 결국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온 존재를 힘겹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도 그렇고 대기, 바다를 위시한 온갖 자연의 재해들이 인간에게 '이제는 탐진치에 매인 삶을 벗어나라, 이 이상 더 나아간다면 공멸이다' 라고 외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기사를 보면 코로나로 경제가 마비되기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요? 결국은 잘 살기 위한 목표 아래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 그 부지런함, 유능함이 공멸을 향한다면요. 지금 우리가 갖게 된 잠시간의 시간을 벗삼아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잘 살아갈 방법으로 선회해야 오랫동안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