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어떤 법화경을 읽을 것인가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10. 12. 09:51

불교 공부에서 인연이라는 말이 참 중하게 다가온다.

또 정해진 인연이 있기는 한데 뜻을 세우고 오늘 행하는 것으로

새로이 흘러가고 열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며칠 전에 나의 글을 읽어

공왕불 기도에 현혹되는 마음에서 돌아섰다는 분이 계셨는데

법화경을 혼자 읽어도 되는지, 어떤 법화경을 읽어야 하는지 고민이라셨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내 생각을 적어드렸다.

(내 작은 경험일 뿐이며 작은 이해일뿐이지만)

 

공부는 혼자 해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읽고 읽어 가다가 정말 깊은 사유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

고민의 와중에 누군가의 글을 읽든지, 생각이 일든지

아하!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경험이 상당했다.

내 고민과 사유에 화답하는 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을 부처님이라 하든, 무의식이라 하든, 참나라 하든

다르다고 말할 수 없이 연결된 그것이 우리를 결국 이끌어간다.

 

여기에서 어떤 법화경을 읽을 것인가를 말해보려 한다.

자기와 인연 된 것이 분명 있다.

지금 내가 얻을 수 있는 법화경.

여러 가지를 소개받아도 결국 내가 선택하게 되는 법화경.

그것으로 시작을 할 것인데 과정이 밝고 뜻이 밝다면

그 인연을 지나 더 좋은 법화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덧붙여 우리나라말이 아닌 다른 글자의 책을 읽고 싶다면

스스로 해석할 능력이 있거나 그 글자를 잘 번역, 해석하는 이의 책이어야 한다.

번역과 해설로 자신을 주장하는 어떤 이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보살에 대한 개념이 달라 법화경이 보살이 되라고 하는 가르침이라고 한다.

내가 이해하는 큰 흐름에서는 많이 어색한 해석이다.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 내 수준보다 높아서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고

위에서처럼 그의 이해가 나의 이해와 달라서 상충하는 것일 때가 있다.

법에 대한 이야기는 늘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외친 이처럼

나 역시 그렇게 외치고 싶을 때가 있다.)

 

처음이라면 가급적 많은 이들이 읽는 경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의 해설을 보더라도 직접 읽는 경이 주가 되어야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당연하니 처음에는 그저 꾸준히 읽어나가라.

반복하여 읽다 보면 어느 날 마음에 닿는 구절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지나면 궁금하여 사유하게 되고

하나하나 생기는 이해가 큰 흐름 속에서 서로 짜 맞춰지게 된다.

이렇게 말할 수준은 아닌데 그런 것이라 조금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