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어리석은 간섭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12. 2. 11:46
불교공부를 하다 보면 상황이 보인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떠한 마음인지,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될지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하게 된다. 그것까지면 좋은데 그 나름의 판단으로 사람들에게 어줍지 않은 조언을 하게 되는 때도 생긴다(어줍지 않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많은 경우 그래 왔던 것 같다. 오지랖이라 해도 좋을 것이고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그런 개입으로 인해 오히려 상황이 더 악하게 변화해갈 수 있겠다는 걱정과 두려움, 일종의 후회감이 생기기도 한다. 아마도 온전한 통찰에서 이루어지는 개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조언으로 인해 어려움을 넘어가고 좋은 변화로 나아가는 이도 분명 있겠지만 그것을 악용하여 자신의 탐진치를 더 꽃 피우는 이도 있는 것 같다.
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이 고민은 공부가 진실로 되어가야 떠날 수 있는 고민일 것이다. 할 일은 너무 자명하다. 공부, 수행. 스스로 밝아질 날이 분명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