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의 인연이 무르익은 결과
직장이 구설수에 휘말렸다.
단체의 회장이 고소를 당했고 지금 내가 일하는 시설의 직원들도 그 고소의 선상에 놓여있다.
출근을 하니 그것으로 분주한 것 같다.
내가 일하기 전의 상황이라 나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일인데 미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장 많이 억울해하고 울분을 토로하는 이들은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괴롭혀온 이들이었다.
고소의 건이 사실과 다를지도 모르지만, 자신들이 남들에게 해왔던 일을 이제야 당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상식을 벗어난 논리, 즉 억지로 타인을 괴롭힌 과보를 이제야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괴롭힘의 대상이 될 때마다, 심은대로 거두기 마련이니 업의 과보가 닥치리라는 것을 마음에 담아 참기도 했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한 사람을 찍어 괴롭히는 경향이 있으니 눈밖에 나는 순간 한동안 괴롭힘을 당한다)
그 업의 과보가 빨리 일어나 나쁜 것이 망해버리고 좋은 것으로 뒤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예기치도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지고 그것으로 인해 이들이 고통받고 흔들리니 얼마나 희한한 일인가.
지금의 이 사건은 그동안 몇몇의 멤버가 주변인들을 괴롭혀온 악업의 인연이 무르익어 터진 것에 불과하다.
당연한 것인데, 불자인 이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대신 남 탓만을 한다.
그러니 언제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돌아봄이 없이 지나간다면 상처만 남을 것이고 악업이 남을 것이고 나쁜 과보의 새로운 씨를 뿌리는 일이 될 것이다.
사건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예측을 벗어날만한 무언가가 있지 않다면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인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어렵겠다 싶어진다.
불법, 참 무섭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불법이니 옹졸한 마음을 썼던, 삐뚤어졌던 내 마음과 행의 결과가 두렵다.
그래서 수행자는 사실 남들 돌아볼 시간이 없다.
자기 자신 하나 제대로 닦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한눈팔 틈이 어디 있을까.
입은 무겁게 마음의 중심을 잡고 불법 수행에 정진해야 한다.
지난날 옹졸하고 비뚤어진 내 마음과 행을 참회한다.
불자는 명심해야 한다.
선한 이도 악한 일은 당함은 아직 선업의 인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며
악한 이도 선한 일에 놓임은 아직 악업의 인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동안 기세등등했던 악한 이들의 악업 인연이 충분해진 것을 본 것 같다.
나무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