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왜 태어났는가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7. 9. 19:55

장애인 시설에 나오는 청년이 있습니다.

20대 중반의 중증 장애인인데, 좀 못된 친구입니다.

간단한 몇 가지 단어만 표현할 뿐이니 자기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그 친구도 답답할 것이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 역시 늘 답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상대방 말을 알아듣는, 다시 말해 인지능력이 있는데 사람을 가지고 놀거나 괴롭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과거 업으로 이렇게 태어났는데, 이제 남을 괴롭히면서 살다 죽을 테니 다음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육근이 온전하지 않아 단지 업보를 충실하게 지나가는 것뿐인 인생입니다.

 

그를 향해 던졌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봅니다.

'왜 태어났는가'

업에 의해 태어났을텐데 이번 생은 다를 겁니다.

인간으로 태어났고 불법을 만났으니 어찌 귀하고 감사한 생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