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10조 협존자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3. 19. 08:11

제10조 협존자(脇尊者)


카니시카 왕의 수도 푸루샤프라에 협존자(파르슈바)라고 하는 성자가 있었다. 협존자는 바라문 출신의 학장으로 젊었을 때부터 오로지 베다를 중심으로 하는 인도의 정통파의 철학을 배워 왔다. 그러나 그가 80세가 되려고 했을 때 불교의 가르침에 접하고 그때까지 배워온 것이 한 순간에 무의미하게 느껴져 주위 사람들이 "그 나이가 되어서 새로운 종교를 배우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라고 만류하는 것도 듣지 않고 출가했다. 과연 불교교단의 수행은 엄격해서 다른 수행자들의 뒤에 따라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그 모습을 보고 거리의 소년들은 그를 조롱하며 말했다.
 "얼마나 어리석은 노인이냐?  얼마나 머리가 나쁜 사람이냐? 출가하게 되면 두 가지 임무가 있을 것인데, 하나는 마음을 진정하는 선정의 행, 또 하나는 경전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늙어 빠져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는가?  이렇게 되면 모처럼 불교의 청류에 들어도 도리어 흐름을 탁하게 해 버리는 것 같은 것이다. 밥만 축내는 노인네야!"


이런 욕을 듣고 협존자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불교의 청류를 탁하게 해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죄하고 자기 자신에게 굳게 서약한다.
 "나는 경율론 삼장에 모두 통달해서 모든 욕망을 끊고 신통력을 얻어 완전한 깨달음을 얻게 될 때까지 결코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옆으로 눕지 않겠다."


이때부터 그는 아침도 저녁도 걸으면서는 사물을 생각하고 좌선할 때는 화두를 들고, 교리연구에 전념했다. 이렇게 해서 낮은 교리를 연구하고 밤에는 선정을 하기를 매일 하다 보니 3년이 지났다. 그때 그는 삼장에 통달하고 모든 욕망을 끊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성자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기 까지 옆구리를 붙이지 않는다' 고 하는 그의 서원을 따서 그를 협존자(脇尊者)라고 부르며 존경했다.



오늘 아비라카페에서 잠시 글 목록을 보다가 "제10조 협존자"라는 제목을 보고 글을 열었다. 딱히 매력적인 제목이 아닌데도 열어보았고 그 내용이 나를 가르친다. 마치 내 안의 불성이 '이런 이도 있다'고 말하며 내가 가진 '환경의 제약이 극복가능한 것'임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기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