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진언, 염불로 여러 현상들이 나타날지라도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4. 10. 10:03

모 스님에 대한 글을 읽었다.

옴마니반메훔을 하다 보니 뭔가 보이기도 하고 알아지기도 하고 했단다. 그래서 '이러다 무당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부처님의 정법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여 옴마니반메훔을 접고 나무묘법연화경 연창을 하신다고 했고 그 이후 그런 현상없이 기도하신다고 했다.


개인적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법화경에 보면 법사공덕품이 있다. 법화경 법사는 육근의 청정을 이루게 되어 육근을 통해 범인이 보기에 온갖 신묘함을 갖추게 된다. 그 뿐인가. 불법에 오신통처럼 신통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그런 신묘함이 불법을 배워 수행해가는 우리에게 드러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이 어떠한가. 참으로 우리가 어떠한가이지 않을까 싶다. 진언, 염불로 수행하여 보이기도 하고 들리기도 하고 다가오는 미래가 이렇지 않을까에 대한 것이 알아진다고 하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인데, 그것을 감당할 마음자리가 아니라면 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말해 덕이 없이 기술만 갖춰진 꼴이니 평정심을 잃게 되기 마련이며 자비행, 지혜행이 되기 어려워진다. 오히려 청정함으로 나아가는 수행을 어지럽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보노라면 일심으로 염불을 하다가, 일심으로 진언을 하다가 이상한 경계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염불을 하면서 이상현상을 경험한 바가 있기에 수행자가 그런 경계에 들어간다는 것에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여러 현상이 나타날지라도 그것을 수행의 길에 적절하게 마주하지 못한다면 목적지를 잃은 배가 되어 오랫동안 헤매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무언가가 열린다면 그에 합당한 마음자리이기를.


요즘 이상하게 마음이 떠있다. 너무 오래, 멀리 떠나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스스로도 참 이상하다. 이것도 수행일지 모르지만, 어째 직접적인 연결에서 살짝 비껴나와있는 듯 하다. 연결되어 있으나, 생동하고 전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무튼 글을 마무리하자면 스님의 판단이 최선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그런 경계 속에서도 평온하며 그것을 넘어서서 부처의 발현 속에서 만상을 조화롭게 만들어가는 그런 날 맞이하시기 바란다. 나도 그런날 맞이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