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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행동이 그사람이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9. 30. 09:34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가?
그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들어보라.
반복해서 표출하는 언행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성에 대해서 많이 말하는 지인이 있었다.
만나는 1년 내내 자신이 관심있는 이성(지인은 결혼했다), 나에게 붙여주고 싶은 이성(나는 그 사람이 나와 맞지 않음을 알았고 엮지 말라고 했다)에 대한 이야기 투성이었다.
언젠가는 남들은 더한 행동을 해도 괜찮은데, 자신만 이성과 구설수에 오른다고 고민에 휩싸였을 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지인이 빨간 색이니 주변이 빨개지기 쉽고 그걸 보는 남들이 빨갛다고 얘기하는 것인데 이상할 것이 있을까? 속상하다면 빨간색을 못버리는 자신을 탓할 일이다.
반년을 왜 그런 것인지 말해주었고 어느 순간은 수긍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가 다른 이성에게 줄 선물을 배우자 몰래 마련하는 것을 보고 아직도 그렇구나 싶었고 경전 열심히 읽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불교 인터넷 카페에서 나에게 유독 날을 세우는 사람이 있다.
유식한 분석으로 자신의 번역, 해설을 여러 카페에 꾸준히 올리는 것은 좋은데, 자신만이 옳은듯 타인을 비방하는 것도 불편했고 법화경의 큰 가르침, 일불승을 알리는 경을 보살이 되도록 가르치는 경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암담했다(내가 잘못 안다면 바르게 배워야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그래서 올린 나의 글들이 자신의 입장과 다르니, 점점 비난의 강도가 높아졌다. 자신을 좋게 포장하던 것들이 사라지고 진짜가 드러났다. 이따위의 글이라든가 깡통을 두드린다든가. 어떤 마음인지가 여실히 느껴졌다. 내가 만난 자비로운 부처님은 그 안에 없었다.
그 글이 그 사람이다. 계속해서 올리는 글에서 느껴지는 그는 아만으로 눈이 가리고 화를 잘 참아내지 못하는 사람, 글을 분석해서 다른 이와 다른 견해를 내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 다른 이들의 호응을 받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아무리 유식하고 팔만사천의 법문을 다 해석한다고 해도 그런 마음으로 부처님 법을 과연 제대로 받아지닌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잘모르겠다.
내가 읽는 경전의 영어본까지 섭렵했다는데,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그 글을 적을 때에는 자신이 다 알고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안다고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싶었을텐데, 사람들 앞에서 내 얼굴과 입장을 하염없이 낮추고 싶었을텐데, 그렇게 읽고도 저런 소리를 한다니 정말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사실 무섭기도 하다. 그런 상에 사로잡힌 그가.
법화경은 아무나 읽을 수 없는 경이라는 사실을 자꾸 자꾸 깨닫게 된다. 유식하다고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아님을. 온전히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글을 적다보니 내 답답함을 토로하는 장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말이, 행동이 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