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6

무량수경, 모든 경전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가끔씩 염불 한 후 정토삼부경을 조금 읽는다. 짧은 아미타경 위주로 읽었는데 지난번에는 오래전에 읽다가 접어 둔 무량수경을 읽게 되었다. 아주 좋았다. 무량수경 유통분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유통분은 부처님 설법이 마무리되고 널리 유포하라고 이르는 단계이다. "먼 미래에 이 세상에서 불법이 망하고 모든 경전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자비한 마음으로 말세 중생을 가엾이 여겨 특히 이 무량수경만은 백 년을 더 오래 머물게 할 것이니라." 그때가 언제일까. 내 손에 경전이 쥐어져 있기에 절절하게 위기감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시류를 보면 이 말씀이 이루어질 날이 멀지 않을 것도 같다. 눈만 뜨면 온갖 몹쓸 의도가 녹아든 잡스러운 정보와 소식들이 세상을 채워가고 있으며, 우리의 관심사도 진짜 영성에서 점점 멀어지..

2025년 2025.04.17

산불(재난에 대하여)

전 지구적으로 재난이 창궐하고 있다. 지난 세월 조용한 적이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요즘 맞닥뜨리는 재난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인간의 잘 살고픈 욕망이, 편하고픈 욕망이 결국 폐해로 돌아오고 있다. 이 시국에 누군가는 공산당의 지령에 의해 야기된 사회 혼란이라고 하지만 백 번 양보해서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변화된 환경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 이상 자연은 안전하지 않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자정의 한계점을 넘어선 것 같다. 우리는 물과 공기를 통해 유입되는 플라스틱 조가리를 걱정해야 한다. 입과 가슴을 텁텁하게 만드는 공기를 걱정해야 한다. 이제 3월일 뿐인데 뜨거운 여름, 비바람과 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무너뜨릴지 모르는 무자비한 여름을 걱정해야 한다. 장수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 나는 오래 살고 싶..

2025년 2025.03.25

집중기도(세수, 샤워 아니고 때밀기)

매일 하는 기도가 있고 집중하여 진행하는 기도가 있다. 씻는 것에 빗대어 예를 들자면 일상의 기도는 세수하고 이 닦고 샤워하는 것과 같아서 매일의 쾌적함을 유지하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축적되어 몸에 남는 노폐물(때)이 있다. 이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샤워보다 한 단계 격상된 때 미는 행위가 필요하다. 이때 미는 행위는 일정 시간 집중하여 이루어지는 기도와 같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노폐물이 잘 생기는 편이다(정신도 이런 것은 아닐지). 치아에 음식물도 잘 부착되고 두피에 각질도 잘 생기고 몸에 때도 잘 쌓이는 편이다. 만약 그런 더러움이 잘 생기지 않는 체질이 된다면 조금의 노력으로 최상의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매일의 씻는 행위가 필요하고 중간중간 집중적으로 노폐물을 제거하는 ..

2025년 2025.03.23

일상기도(기도는 우리의 밥)

매일 기도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2025년 들어 매일 하려고 하는데 정말 게으른 마음이 치성할 때에는 아주 축소해서 행하기도 한다. 매일 하는 기도 중 빼먹지 않으려고 특히 노력하는 기도 중 하나가 옴마니반메훔이다. 세상을 위해 한 바퀴, 인연영가를 위해 한 바퀴, 현생의 가족의 위해 한 바퀴를 돌리는데 어느 날 너무 하기 싫어서 다른 기도를 생략하거나 줄이더라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옴마니반메훔을 각각 세 번씩만 읊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새벽에 꿈을 꿨다. 기도하면 밥 관련한 꿈을 꿀 때가 있는데 이 날은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고 있었다. 문제는 그 밥솥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불을 키는 바람에 밥이 제대로 익지 않은 상태에서 밥솥 외면이 녹아버렸다. 주방에 사람들이 있었으나 나를 돕는 이는 없었다..

2025년 2025.03.23

경전은 연구하지 말고 읽으세요(부처님이 가르치심)

개인의 스타일일지도 모르지만, 경전은 반복해서 읽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연구한다고 그게 제대로 잡힐 것도 아니고 한번 연구해서 경전의 얻을 바가 제대로 얻어질 것도 아니라고 본다. 읽고 생각하고 읽고 생각하고 읽고 생각하라. 정말 신기하게도 계속 읽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고 정리가 되기도 하고 머릿속에 콕 박히기도 한다. 몇 번을 읽었는데 머리, 마음에 와닿지 않던 것이 어느 날 문득 들어온다. 정말 어이가 없어지는 순간이다.  읽었는데 읽은 것이 아니었구나를 알게 되니 경전의 이해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허락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법화경의 부처님 말씀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기 지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법화경은 부처님이 되는 경이다. 무수하게 많이 나오는 수기를 보라. 그..

2025년 2025.03.23

편도체의 가출

오늘 글을 읽다가 편도체의 가출이라는 표현을 보았다. 비트코인 카페에서였는데 늘 알트코인을 공격하는 한 사람이 오늘도 댓글 테러를 하니 글쓴이가 정성껏 답을 달다가 상대를 일러 이리 표현한 것이었다. 참 간지 난다는 생각을 했다. 편도체가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 찾아보니 측두엽 전방의 피질 내측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감정, 특히 공포와 공격성을 처리하는 핵심적인 뇌구조라고 한다. 간단한 구절 하나로 악플러를 정확하게 드러낸 그에게 박수를!! 이 편도체 가출남은 늘 시비조의 댓글을 달고 글을 써왔는데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선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적으니 나에 대해 소시오패스, 가스라이팅의 달인이라고 했다.  성격 장애자가 자신이 그러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타인을 탓하는 이 부..

2025년 2025.03.23

계엄과 탄핵에 대한 생각, 수행자의 자세

정치적인 글을 이 공간에 쓸 생각은 없다. 그저 답답, 궁금하여 관련 생각을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수행과 영 동떨어진 이야기도 아니니. 내가 자주 찾았던 수행 카페는 요즘 주인장을 주축으로 중국 공산당의 몰락을 위한 기도에 한창이다. 그것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석열이 빛이며 그가 하늘의 뜻으로 일을 할 것이라는 주장은 나의 고민을 증장시킨다. 나보다 더 깊이가 있으며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많은 부분 주인장이 펼치는 주장(그건 내가 경전을 통해 배운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에 공감해 왔으나 이젠 좀 어려운 지점에 온 것도 같다. 물론 내가 상황을 통찰하지 못했기에 진실을 파악하지 못한 걸 수도 있다. 또 일의 경중에 따라 중함에 바르다면 경함의 잘못이 무시될지도 모른다(하늘이 보기에 큰 일에..

2025년 2025.03.23

진짜 무서운 것

세상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나도 그런 소리에 가끔 심각해지기도 한다. 시골에 거처를 마련해야 된다든가 식수와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든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것은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내 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통제당한다는 것, 이것이 가장 무섭지 않을까. 일론 머스크가 사람의 뇌에 칩을 심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스토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결국 모든 사람들이 칩을 심어야만 문명사회의 혜택을 받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그 칩에 의해서 통제당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인간에게 부여된 고귀한 가치인 자유로운 사고과 의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탄핵 관련하여 공산당의 공격,..

2025년 2025.03.23

요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시대가 매우 혼탁하다. 뉴스를 잘 안 보는데 요즘은 전에 비해 자주 본다. 좋아하지는 않는데 시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보는 편이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여러 대상을 향해 드는 요즘이다. 상황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보수와 진보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일부 국민들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00%의 진실도, 100%의 거짓도 없다고 본다. 솔직히 현 정치인 중 진심으로 국민을 대변하는 그 누가 있을까. 도긴개긴이지 않을까. 누군가는 현 사태에 대해서 적극적인 마음을 내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그러기에는 이쪽도 저쪽도 마땅치가 않다. 다만 탐욕과 교활함으로 자기 잇속만 챙기는 이들이 모두 물러가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존..

2025년 2025.02.19

공왕불 기도 만든 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가끔 궁금할 때가 있었다. 공왕불 기도를 주장하고 가르쳐온 덕명이라는 사람이 지금은 어디에서 어떤 과보를 받고 있을까. 몇 해 전에 생을 달리 한 것으로 아는데 그 이후가 궁금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며칠 전에는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 이것도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가르침이 부처님께서 전하고자 했던 법화경 가르침에 부합된다면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요, 아니라면 또 그에 합당한 과보를 받지 않을까'라고. 이름만 받아 지녀도 찬탄할만한 일이니, 공덕이 없다고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법화경을 주장하지만, 그 주장 속에서 법화경의 가르침을 훼손하는 주장을 하고 있기에 내 개인적으로는 찜찜함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법화경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부처님들이 세상에 출현하는 목적이 불지혜에 있음을 ..

2025년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