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병이 다르면 약도 달라야 치유되듯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7. 15. 07:43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병이 다르면 약도 달라야 치유되듯, 해탈문인 공, 무상, 무원을 닦아 익히면 무명이 멸하고 또 무명이 멸하면 이어서 행 등이 멸하여 마침내 모든 괴로움의 큰 더미가 멸하게 되나니 그리하여 마음은 더는 선에도 악에도 머물지 않게 되느니라.' 영문, 산스크리어본을 국역한 법화경에 나온다. 한역본의 국역판에는 없는 내용이다. 나중에라도 두고 두고 읽고 새겼으면 한다. 좋지 않은가.


병이 다르면 약도 달아야 치유가 되다고 했다. 해탈문인 공, 무상, 무원을 닦아 익히면 무명이 멸한다고 했다. 어떤 병에는 공, 어떤 병에는 무상, 어떤 병에는 무원을 닦아 익혀야 결국 무명이 멸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이해한다. 모든 것들이 갖춰져야 무명이 멸한다. 그 마지막 모습은 결국 선에도 악에도 머물지 않는 모습, 결국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본연의 불성, 그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라고 이해한다.


무상은 고정된 것이 없으니 인연따라 만났다가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 더불어 무아는 나라고 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고정된 것이 없는데 나라고 할 무엇이 있을까. 이 나란 존재도 결국은 인연따라 만났다가 흩어지는 존재이며 상대하여 일어난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는 것을 알면 집착하는 마음이 어리석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냥 그런 것이다. 지금 이대로가 의미있지만 집착할 것이 없다.


병이 다르면 약도 달라야 치유된다고 했다. 만약 나라는 것을 주장하고 고정된 무엇이 있는듯이 주장하는 병에 걸렸다면 무상의 약, 무아의 약을 취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나를 주장하고 고정된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마음자리에 있는 사람이 무상을 말하고 무아를 말한다면 그는 약을 제대로 취하지 않아 아직 병에서 자유로움을 얻지 못한 병자일 뿐이다.


병이 다르면 악도 달아야 치유된다.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를 아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병에 걸렸을까. 많이 걸려있을테니 부처님이 전해주신 약들을 제대로 취해 선에도 악에도 머물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