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누군가 공왕불 기도에 대해 연초에 적었던 글들에 댓글을 달아왔다. 아마도 법화경 기도를 하는 불자인데 공왕불 기도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기도가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했던 것 같다. 그 기도를 하고 싶은 마음인데 기도자의 어떤 주장에 대해 왜 그러한가라고 이유를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해서 나에게 답을 해달라고도 했다. 여러 개의 댓글을 달아주었다. 내 긴 댓글의 끝에 그가 적길 공왕불 기도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나의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솔직히 내가 얼마나 잘아는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공왕불 기도에 대한 생각, 아니 의문은 명확하다.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들의 다소 맹목적인 주장에 대해 경전의 가르침을 토대로 왜 그러한가라는 질문들을 수도 없이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했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에 대해 타당한 답을 듣지 못했다. 이번에 글을 적어온 이가 기도자에게 물었던 것은 '공왕불 기도는 왜 다른 기도와 병행할 수 없다고 하나요'였다. 신봉하는 가르침이 바뀌지 않았다면 그들은 다른 불보살을, 다른 수행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병행하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공왕불 기도만 유효하다고 하기 때문에 할 이유가 없고 어찌보면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간단한 주장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지점에서 많이 찜찜해진다.
나는 법화경으로 기도한다면서 굳이 왜 공왕불 기도에 매이는지 묻고 싶다. 이상한 지점, 찜찜한 지점이 보이는데, 단지 가피가 빠르다, 강력하다는 이유를 들어 빠져드는 것이 안전한 것인지,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바르고 좋은 뜻을 세우길, 그 뜻이 우리를 바른 가르침으로 이끌어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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