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무아미타불 카페를 통해 개인적 교류를 하고 싶다고 말한 이가 있다. 쪽지를 보내와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통화를 했다. 어제 통화를 하고 오늘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것으로 인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생겼다. 12월이 지나면 정리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간단히. 어제 그 통화를 하고 생각하느라 법화경을 별로 읽지 못했는데 오늘 오전도 그와 관련된 일들이 있어 이리 저리 흘러갔다. 크게 마음이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는데 그냥 흐르는 현상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이 생겼다. 우리의 모습에 대한 것들. 그냥 보이는 현상에 대해.
아침에 나에게 보낸 어떤 메세지 내용을 보니 나와의 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내가 자신에게 관음이며 자신도 나에게 관음이길 바란다고 했다. 감사하다고 했다. 물론 좋지 않은 뉘앙스의 글도 있었지만 마무리를 그런 식으로 했다고 받아들였다.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진심이지만, 그 부분은 더블의 진심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바르게 바라보는 것으로 변화가 시작되기에 개인적으로 그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쨌든 각자 길을 가자는 것 같아 8번의 메세지에 대한 답글로 메세지를 보냈고(아침에 카페에 달린 댓글에 답만 했었다) 나눔이 아닌 들어줄 이가 필요하면 언제라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즉각적으로 답이 왔다. 여러 개의 메세지였는데 기분나빠하지 말라고 비꼬듯 말하고 화가 난다면 내가 단지 선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했을 뿐인 것이니 참회하라고 했다. 나중에 메세지들을 다 정리해서 올리고 싶다. 좋지 않은 생각인데 그것을 나중에 생각들길 나의 불찰이구나 싶었다. 내가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한 그 시점부터 이미 내 글을 상한 마음으로 바라봤겠구나 싶었다. 마음 그대로의 표현을 비꼬는듯이 느껴겠구나 싶었다. 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도 오늘도 솔직히 기분나쁘지도 화가 나지도 않았다. 오늘 오전의 비비꼬인 마음담긴 글들을 계속 접하니 살짝 마음이 무거운(?) 그런 느낌이었지만 감정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대체로 평온했다. 오히려 연이어 보내오는 메세지에 흐르는 그의 감정과 생각이 느껴졌다. 자존심이 상해서 오히려 공격하는 느낌, 많이 꼬였다는 느낌, 나에게 거품을 운운하며 화를 언급했는데 아마도 스스로가 그런 마음인가 보다 싶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았다면 아마 내 의견을 어제처럼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받아들일 마음자리가 아니므로. 가까이 있는 이도 아니니 굳이 접할 이유가 없지만, 접하게 된다면 그냥 바라보고 들어주다가 정말 괜찮을 그 순간에 많은 고민을 담아 그런 말을 조심스럽게 했을 것이다. 어제의 대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상대에 대한 통찰, 이해, 방편이 많이 부족한 대화였던 것 같다. 너무 마음을 놓고 상대를 마주했다. 그것으로 배움이 있기는 하다. 일과 사람을 대함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더 신중해야 선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사실 모두에게 배울바가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 일로 크게 마음에 와 닿는 교훈이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관음이길 바란다는 그의 말에 동조하기 어려웠는데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역시 배움이 있다. 그것으로 자신이 나에게 관음이었다고 말한다면 그렇다고 하겠다. 아니라고 할 이유없으니.
사람들의 뒤집히는 마음이 섭섭하지 않다고 며칠전에 글을 썼는데 오늘 일을 겪고 보니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지 않은가(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이 좋다고 교류하자 하고 늘 하는 방식의 글을 말로 했는데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호응해주지 않는다고 혼자 마음 상해서 저리 돌아서는 모습이. 처음에는 미소를 짓더니 나중에는 비난을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게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글을 읽어 좋았다면 나의 말을 들어 좋은게 더 자연스럽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 말과 글이 자신을 오롯이 향한다는 그 한가지가 가장 크게 달라졌다. 그냥 읽기에는 괜찮았는데 그 글이 자신에게 닥치니 별로 탐탁치 않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가 대부분의 순간 자신의 욕망에 따라 움직일 뿐이니 같은 상황에 대해 반응을 달리 한다고 크게 당황할 이유는 없다. 자신의 욕망과 상관없이 상황을 바르게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을 통해 갖추는 모습이니, 이제 수행 중인 우리가 상대방이 갑자기 다른 말을 하고 다른 마음을 내보인다고 너무 열내면 그건 아마도 하수 아니겠는가. 누구나 그러하듯 나 또한 하수를 벗어나고 싶다. 그리고 조금은 벗어날 기미가 보이는 것도 같은데 맞을지는 글쎄다.
끝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자신이 기분 나쁠 거라고 내가 말하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며 오히려 나에게 자비를 펼칠 기회가 되었기에 감사하다고 했다. 정말 그러한가? 그렇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런 뜻과 마음이라면 내가 어찌 느끼든 좋은 일이라고 나의 법계에 전하겠다.
^^ 법화경 읽기 전에 간단히 적으려 했는데 너무 많이 적었다. 조절이 잘 안된다. 이 글이라는 것이. 언젠가는 적고 싶지 않을 때도 있을까 싶긴 한데 막 흐르고 넘칠 때가 있다. 지금 그렇다. 이런 저런 모든 것들이 선으로 귀결되길 법화경 앞에 부처님 앞에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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