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 많이 하기도 많이 듣기도 할 것이다. 오늘 많이 들은 김에 험담에 대해 잠깐 말하고 싶다.
험담, 들을만하면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과를 알고 부처님 법을 배우는 불자라면 생각할 부분이 있다.
듣는 이의 입장을 들어 말해보겠다.
만약 험담을 들을 일이 있어 들었다면, 그리고 들었을 때 내가 그러함을 알아차리고 수용했다면 상황은 종결된다. 내가 마음을 어지럽힌 사람들과 상황들에 대해 참회하고 바른 마음, 밝은 마음으로 돌이키면 좋아진다.
만약 험담을 들을 일이 없는데 들었다면 그것은 나의 것이 아니니 그대로 두면 험담을 내놓은 자에게 돌아간다. 섭섭해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별로 없는 그런 일이다.
말하는 이의 입장을 들어 말해보겠다.
만약 험담의 대상이 잘못을 행하여 험담을 했다면 괜찮을까. 글쎄다. 지금까지 배운 불법을 토대로 나의 생각을 적어보자면 이렇다. 상대는 자신이 지은 것에 대한 과보를 받을 것이다. 악인악과 선인선과다. 각자 지은대로 받을 뿐이니 굳이 험담하지 않더라도 지은 허물의 과보를 받게 된다. 경전의 가르침 중에 험담을 해도 좋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었다. 있다면 알려주면 감사하겠다. 단지 잘못된 것을 가지고 바른 것을 말하는 것은 가능하나 그것은 엄밀히 험담이 아니다. 말에 감정이 섞였는지, 섞였다면 그것이 자비와 지혜에서 비롯되었는지 탐진치에서 비롯되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탐진치에서 나온 험담이라면 이제 기다릴 것은 험담의 과보일 뿐이다. 한가지 더 말하자면 좋지 않은 인연이 맺어지기 시작한다.
만약 험담의 대상이 잘못이 없음에도 험담을 했다면 명확하게 좋지 않다. 그 험담은 자신에게 돌아오고 험담을 한 과보가 험담한 이의 것이 된다. 좋은 것을 기대할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가장 두려운 일이 바로 이런 상황이다. 험담의 대상이 잘못이 없음에도 험담을 했는데 그가 만약 불법을 받아지닌 청정한 자라면? 완전히 좋지 않다. 험담받은 이가 평온한 마음으로 험담한 이를 바라보더라도 법계의 이치가 그러하지 않기 때문이다. 험담이 자신에게 돌아오고 험담을 한 과보가 험담한 이의 것이 되며 험담받은 불자를 지키는 수호자가 톡톡히 그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법화경의 내용을 새겨도 좋다. 그런 이치대로 돌아간다.
험담을 들었다면 다만 자신을 돌아보면 된다. 혹시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의 마음을 흐리게 했다면 반성하고 더 나아질 것을 서원하고 노력하면 된다. 그런데 험담을 했다면 그것도 수행하는 불자를 험담했다면 내가 정말 바른 마음인지 온 법계를 향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마음인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라면 찜찜하다면 온전하게 참회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얼마나 험담의 과보가 사라지는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완전히 없어진다면 좋겠지만 글쎄다.
특정인에게 험담을 꽤 들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 감정이 크게 일지 않게 되었다. 다만 험담의 말대로인가 나를 살피는 그런 모습에 가까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잘못없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험담하는 이에 대해 그 과보를 치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드는 것이 불편(?)하거나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가 싶은 마음 들기도 했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험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험담을 함으로 속이 후련할 수는 있지만 좋지 않다. 어차피 허물이 있다면 상대가 그 허물의 댓가를 치를 것인데 좋은 마음, 그대의 잘못이 있는데 좋지 않으니 알려 주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면 굳이 험담하여 자신의 허물을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누구라도 나에게 잘못된 지점을 말하는 것은 좋다. 인간이고 수행중인지라 좋지 않은 말 들으면 완전 기쁘지는 않겠지만, 혼자만의 착각에 빠지는 것보다 좋은 일이니 잘못된 지점이 보인다면 표현해주는 것이 누군가의 말처럼 자비일 수 있다. 그런데 비난, 분노, 놀림, 비비꼬인 그런 마음이 아닌 밝은 마음으로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 아직 청정하지 않은 나는 알아차릴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법계를 가득 채운 불보살님, 선한 존재들은 그런 뜻을 아실테니 만복이 깃들 것이다.
전에는 험담을 유도한다면 나도 잘못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에서도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그 정도로 나에게는 심각한 일이었고 고민이 치열했다.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조금은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험담을 하고 싶은가? 각자 마음이지만 권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의 험담보다 두려운 것은 내가 바르지 않은 법을 말하고 행하고 그 마음자리에 머물러 어두워지는 것이다. 그 허물의 과보가 가장 두렵다.
며칠이 지나 염불 중에 문득 생각들어 추가한다. 나의 생각일 뿐이다. 험담이 허물인지는 알겠는데 하나의 허물인지 둘의 허물인지 그런 문제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 아직 그런 도리까지는 잘 모르겠으니 이렇게 밝혀 적는 것이 두루 두루 편안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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