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나의 생명을 어디에 쓸까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1. 14. 09:46

예전에 사찰의 불교대학 강의에서 봉사의 고귀함에 대해 이렇게 들었다. "여러 가지 보시를 할 수 있지만, 봉사는 가장 큰 것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여러분,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요? 시간은 여러분의 생명 아니겠어요? 봉사는 여러분의 생명을 내어주는 그런 일입니다." 교수님의 이 가르침이 큰 울림을 주었다. 굳이 뭔가를 준다는 생각을 하면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에 띄게 무언가를 내어놓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끔은 '나도 한번 저렇게 해야 될까'라는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계획된 행사에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말이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진정 귀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은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후 잊고 지내다가 오늘 아침 그 말이 생각났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하루 24시간 중 얼마만큼의 시간을 내가 귀하다고 여기는 일에 할애해 왔는가라는 반성의 시간을 갖은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2021년은 부끄러움의 해였다. 그 정도로 나태했고 의미 없는 행위들에 시간을 낭비한 그런 해였다. 잘못 살아온 시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소득의 10분의 1을 내어놓는 기독교의 십일조처럼 적어도 하루 10분의 1은 의미 있는 행위에 할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 자리 잡힌 것은 아니나 점차 시간을 그렇게 활용해 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살짝 바빠진 느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필요성을 느끼는 단계에 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물론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이지만). 순간순간의 생명을 우리는 어디에 쓰고 있는 것일까. 일상의 모든 일들이 나름의 의미를 갖겠지만, 후회가 적을 일, 기쁨이 충만할 일에 생명을 내어주면 어떨까.

 

시간은 곧 생명이다. 우리가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생명을 어디에 쓸까, 밝은 고민을 하고 실행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