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내가 빠른 이유는 법화경입니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1. 18. 12:49

법화경 견탑품에서 다보여래가 멸도하실 때에 이르러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앞서 보살도를 행할 때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인 이 묘법연화 법문을 듣기 전에는 무상정등각에 이르지 못하였으나 이 묘법연화 법문을 들은 순간부터 비로소 무상정등각에 성숙케 되었느니라."

상불경품에서 석가모님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만약 숙세에 이 법문을 굳게 받아 지니지 못했더라면 득대세여 나는 그토록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지 못했으리라. 내가 그토록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게 된 것은 바로 고불들의 가르침에서 얻은 이 법문을 지니고 읽고 설했기 때문이니라."


묘법연화 법문을 들어 받아지니고서야 비로소 무상정등각에 이르게 되고 그것도 빨리 이르게 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진실임을 믿는다면 이 법문을 듣게 되는 순간부터 무상정등각에 이르는 길에 오르게 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여래가 그러했듯 우리 또한 그러하리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1년 전에 사찰에서 스님과 한달에 한번 정도 차담을 하면서 생각하는 바를 물어보거나 말하면서 몇 번의 시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스님이 그러시더군요. "보살은 참 빠른 것 같아요. 다른 이들은 조금씩 상향되는데 보살은 이런 것 같습니다." 하면서 급격한 경사도의 선을 그려보이셨습니다. (물론 스님의 격려일 수도 있고 배려일 수도 있습니다. 호의로운 칭찬일 수 있습니다.)

그때는 법화경을 2년째 읽어오던 때였습니다. 지장경을 읽어 자비에 눈을 뜨고 드디어 법화경 읽을 근기가 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스님의 그 말씀을 듣자 마음 속으로 이런 대답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님, 제가 빠른 이유는 법화경을 읽기 때문입니다. 스님도 법화경을 읽으시면 좋을 것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생각은 명확해지고 확대되어 확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승을 특별히 모셔 배우지 않았고 불교를 그리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법화경을 3년 읽은 저는 공부 많이 하신 분들과 같은 길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뒤에 있다고 하더라도 더 빨리 그 분들이 서 있는 그곳에 이르리라 생각합니다.

고정되고 한정되지 않는 모습의 스승을 불성의 이끄심 속에서 늘 만납니다. 인연따라 불교대학의 교수님을 만났고 인터넷에 올라오는 법문들도 필요한 순간에 만나게 되니,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즐거움은 무엇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부처님이 늘 말씀하시니 잘 듣기 위해 마음을 열고 따르는 것에 게으르지 않으면 족합니다. (사실 늘 그런 원을 세웁니다. 부처님이 말씀해주시라고, 그 설법을 바르게 받아지니고 이해하고 깨닫기를 바라노라고.) 

법화경은 넓고 깊습니다. 그 안에 부처님의 모든 것이 담겨있어서 하나에서 모두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금강경을 열심히 읽지 않았지만, 법화경을 읽다보면 공의 도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법화경입니다. 모든 것이 담겨 있고 최후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치고 나는 배웁니다. 배우고 사유하여 그 배운 바를 말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빠르게 부처님이 말씀하신 그 불지혜로 나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빠른 이유는 법화경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그 말에 힘입은 이, 우리는 모두가 빠를 겁니다. 누구보다도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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