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리방생이라니, 인터넷 몰에서 방생 물고기 구매라니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11. 6. 10:58

방생이 좋은 일이기는 한데 참 기분이 묘하다.

오랜만에 나무아미타불 카페에 들어가서 글목록을 보았다.

그중 클릭하기 싫은데 클릭하게 된 글이 방생에 대한 것이었다.

바쁜 이를 위해 대리 방생해주는 곳을 소개하고

인터넷 몰에서 방생 물고기를 살 수 있다고 소개한다.

 

만 원 남짓한 금액으로
최대 2 ㅡ 3백여 마리의 생명들을 살려 줄 수 있고
편리하게 택배로 받아서 풀어 주기만 하면 되니
선업 공덕을 쌓기에 최고의 가성비가 아닐까 하다는

글쓴이의 일은 좋은 일일까.

 

어쩌면 나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했을지 모르지만

이 방생을 내 마음은 즐거워하지 않는다.

무엇으로 인함일까.

 

궁금하다.

과연 그를 움직인 것은 무량한 자비심일까, 욕망일까.

무엇에 더 가까운 마음일까.

이것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 답이 찾아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 같은가.

무심한 이들을 움직이기 위한 깨어있는 자의 방편력이 아니라면

가성비를 따지면서 방생을 입에 올린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이다.

생명은 가성비를 따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의 한 노력으로 더 많은 이들을 편안케 할 수 있음을 기뻐할 뿐이다.

 

그의 글에 마음이 움직인 자들은 자기 마음을 볼 필요가 있다.

작은 돈으로 복을 받고 싶고

편하게 앉아서 복을 받고 싶고

그렇게 욕심을 내는 어리석은 마음을 보아야 한다.

 

불교는 틈이 없어 철저한 인과를 이야기한다.

그런 마음으로 일으킨 행위에 돌아올 복이 어떨 것 같은가.

당신 역시 그런 가성비를 운운하는 욕망의 대상이 될 날이 있으리라.

 

이 아침 조금은 삐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