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고민이 있다.
글을 쓸 때 생활 속에서 만난 상황들, 현상들을 빌어서 적을 때가 많다. 이런 현상들을 통해서 법을 말하고 싶은 것이지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지만 따지고 보면 누군가의 언행이 허물로 표현되고 받아들여지는 때가 많을 것 같다. 나보다 남의 이야기를 많이 하니 '얘는 뭐래? 지는 얼마나 잘났다고.'하기 쉽고 이것이 별로 이상하지 않다.
어떤 글을 읽거나 법문을 들었을 때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적을 때가 많다. 이것만이 옳다는 것도 아니고 변화하는 내 이해수준에서 나는 지금 이렇게 생각한다고 표현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만 읽고 들은 내용과 상이한 의견을 말할 때가 많다. 글의 작성자가 보면 '이 사람 나 까는거야?'라는 극심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이상하지 않다.
솔직히 말해 더 적절하게 표현할 방법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예전에 다른 이들을 비판, 비난, 조롱하면서 자신만이 제대로 법을 해석하고 있다는 듯이 의견을 주장했던 사람을 마주했었다. 그때 의도치 않게 일련의 상황에 엮이게 되어 곤혹을 치를 때 그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다른 이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을 주장하지 말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전하라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가끔은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하지 말라고 했던 그 모습이 아닐까를 걱정하면서 바라본다. 물론 색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얼마나 다른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크게 보면 패턴이 다르지도 않으니 한 순간 삐긋하면 넝떠러지 행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과 뜻이 '이것은 잘못되었고 나는 옳고, 또 저것은 이상하고 나는 옳다'고 말함에 있지도 않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끔 누군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많이 불편해하는 것 같으니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다.
새해를 맞아 글을 읽는 이에게 청하고 싶다. 세상에 수많은 음식이 있다. 그 음식이 다 내 입맛에 맞지는 않다. 내 입맛에 안맞으면 안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혹시 다른 이들이 내 음식을 먹고 탈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저 사람은 그 음식을 이리 표현하는데 내가 먹어보니 이런 맛이 나더라고 사람들에게 표현해주면 좋겠다. 지금 내가 먹은 음식 맛이 이러하다고 표현하듯. 독이 되는 음식이라면 모두가 회피함이 결국은 나에게 복이 된다. 독같은 글이라 읽는 이가 없다면 자연스럽게 절필과 같아진다.
남들의 허물을 밝히고 나를 높이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자 했다면 내 허물이 될만한 일을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가린다고 가려지지도 않거니와 척한다고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지 않는다. 그러니 법계의 이치를 믿으면 좋겠다. 내가 거짓이라면 거짓의 값을 톡톡히 치를 것이니 가급적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가 게으르지 않게 정진해 간다면 좋겠다. 그럼에도 이것은 정말 아니다 싶어 글을 적는다면 적는 이의 마음인데 그 모든 글들에 지금까지 해왔듯이 일일히 대응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했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글이 이런 문제에 대한 마지막 글 되기를 바란다. 내 일인데 나 이상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니 내가 다른 이를 위해 기원하듯 (글이 마음에 들지 않다면 더더욱)글을 쓰는 내가 바르게 알아가기를 기원해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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