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악해야 돈을 번다는 사람의 개업식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10. 26. 08:31

지인이 동업을 하자고 제안했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준비과정에서 중지한 일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으로 고민하게 만든다거나 자기 위주로 일정을 갑작스럽게 바꾼다거나 불리한 일을 나에게 미룬다거나 하는 일들이 쌓이면서 끝이 좋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였다면 그가 보여주는 달콤한 청사진에 이끌려 노예처럼 한참을 헤매다가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빠져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수행을 하면서 잘못된 인연에 오래 끌리지 않게 되었다는 점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여전히 제가 약한 부분에서 공부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튼 그 사람이 최근 개업식을 했습니다. 문득 그의 과거 발언이 생각나면서 그의 사업이 소위 대박을 친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그냥 돈이지만 저로서는 그것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묻어나고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좋은 에너지로 움직인다면 그 끝이 밝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대의 상황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취업을 할 때 상대가 감사한 마음으로 주는 돈을 받고 싶다는 원을 가졌었습니다.

 

동업을 준비하면서 그가 말하길 악해야 돈을 번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이 사람과 사업을 해도 될까 고민스러웠습니다. 돈은 악해야 벌까요? 그렇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합니다. 우리의 무의식까지야 손쉽게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의지를 써서는 선한 돈을 버는 이들이 있음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졌습니다. 

 

생각이 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의 생각은 변했을까? 아닐 확률이 클겁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것이라면 그가 버는 돈은 악행의 크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돈은 자신을 악행과 연결 짓는 이들에게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고 돈이 주는 짧은 달콤함보다 악행이 가져오는 고통이 크고 오래갈 것입니다. 

 

악해야 돈을 번다는 사람이 벌어들이는 돈은 어떤 의미일까? 세상을 바라보면서 혹시라도 그런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믿음을 깨버리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