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법화경)사갈라용왕의 딸과 무상정등각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9. 24. 10:04

지적보살이 다보여래께 이제 자신들의 불국토로 돌아가시자고 말씀드리니, 석가모니 부처님이 말씀하십니다. "문수사리 법왕자와 묘법을 논결하라" 그래서 문수사리와 묘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지적이 '무슨 법과 경을 설해서 저렇게 많은 이들이 도심을 내게 되었는가'를 묻자 문수사리는 묘법연화만 설하였다고 답합니다. 다시 지적은 이렇게 묻습니다. "묘법연화경이 심히 깊고 미묘하여 뜻을 알기 어려운데 이 경을 이해하거나 무상정등각에 이를만한 중생이 있나이까?"

 

문수사리는 이에 대해 사갈라 용왕의 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나이는 여덟 살이나 지혜롭고 근기가 날카로워 분별력을 타고났고 일체법의 실상을 증득하였고 보리심에서 퇴전치 않고 모든 공덕을 구족하는 등 무상정등각에 이를 만하다고 말입니다. 이에 대해 지적은 의문을 갖습니다. 석가모니 세존도 무량한 겁 동안 무수한 선업을 쌓은 후에 보리를 이루셨는데 어떻게 여인이 한 순간에 무상정등각을 이루냐고 말입니다. 사리불도 가세합니다. 여인은 무상정등각을 얻기 쉽지 않으니 무수한 겁 동안 선업을 행하고 육바라밀을 다해도 아직 여래의 지위를 얻은 여인은 없었다고.

 

이때 용왕의 딸이 등장합니다. 가치가 대단한 보석을 세존께 드리자 세존께서 곧바로 받으십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만약 대신력을 타고났다면 나는 더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렀으리니 이 보석을 받을 자가 없었으리라."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 남자가 되고 보살로서 나타나더니 남방 무구세계로 가서 정각을 이루고 삼십이상과 팔십종호의 광명으로써 시방을 가득 채우며 설법합니다.


법화경 용녀의 이야기는 법화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다시 한번 명료하게 만들어줍니다. 먼저 우리가 만나야 하는 무상정등각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는 용녀처럼 온전한 부처님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나아갈 길입니다. 성문도 연각도 보살도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 종착지는 부처님입니다. 보살도라는 글자에 홀려 보살이 목표인 양 헷갈려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여인은 범천도 제석도 사대천왕도 전륜왕도 불퇴전 보살도 될 수 없다는 한계는 의미가 없습니다. 용녀를 보면 필요에 따라 성별이 아주 쉽게 갖춰지는 모습을 봅니다. 당연히 여인이라고 무상정등각에서 제외되었다는 시각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집니다. 이 중심에 법화경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지요. 

 

셋째, '석가모니 세존도 그 오랜 시간을 부지런히 정진한 후에 부처가 되었는데 어떻게 여인이 한 순간에 무상정등각에 이를 수 있는가'라는 지적보살의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용녀는 분명 빠른 시간에 부처님이 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법화경 견탑품의 다보여래와 상불경보살품의 석가모니 부처님 역시 법화경을 만난 덕에 더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렀다고 하신 말씀으로 생각컨대 분명 법화경에는 빠른 성불을 불러오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더해서 한가지를 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용녀는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대신력을 타고났다면 나는 더 빨리 무상정등각에 이르렀으리니 이 보석을 받을 자가 없었으리라." 다시 말해 타고난 것이 있다면 더 빠르고 타고난 것이 없다면 느릴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법화경에도 근기가 좋은 사람이 수행하면 이러이러하다는 식의 구절이 있습니다. 찾아보니 빨리 찾아지지 않아서 넘어갑니다.

 

분명 법화경은 빠른 무상정등각을을 가져오나, 우리의 타고난 근기에 따라 다름이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