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있을까, 없을까.
모든 것이 꿈이요 아지랑이요 허깨비 같다는 말을 들으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존재할 리가 없다'는 확고한 믿음을 강조하며 그것을 정견이라고 한다면?
글쎄다.
나로서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 진다.
정견은 있는 그대로 바르게 아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무엇일까.
무엇을 알아야 있는 그대로 안다고 할 것인가.
말장난 같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있지 않음도 아님을 알아야 있는 그대로 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있지 않음만을 강조한다면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에서 부족하며 그 자체로 정견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이 있다'는 견고한 생각에 사로잡힌다면 분명 수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세상이 없다, 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야 함을 말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온전한 해결책, 정답이 되지 않는다. 이 또한 그런 것이 아니니 말이다.
사유의 결과를 나누는 것은 좋지만 표현에 조심할 필요가 있고 이를 바라보는 각자의 공부가 필요하다.
잘못하면 좋은 것을 나누기는커녕 흐리게 하거나 돌아가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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