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목봉창(공왕불), 내 글에 대한 반감의 표출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3. 1. 09:45

카페에 '법화경 수행에 관한 질문,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이란 글을 올렸는데 누군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님의 기본적인 자세는 옳으나 말씀은 결국은 해답이 아닌 것이니 다만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한 바입니다()'

(글을 찾아보니 생명카페의 지지자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댓글에 이렇게 답을 달았다.

'초보적인 수준 맞습니다. ^^
그런데 말씀이 해답이 아니라고 해도 가장 근접하여 말로 풀어놓은 것이 우리가 접하는 경전입니다.
또 우리가 배우는 법은 말을 떠난 자리에 있지만, 말을 통해 시작하여 그 지점에 갈 수 있습니다.
말씀이 해답이 아니라는 말은 자칫 잘못된 논리로 끌어가려는 이들이 하는 말장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화경은 최후의 경전, 가르침이라고 하지요. 진실 그대로를 밝힙니다.
여기에서 해답이 아니라는 말을 하면 위험해집니다.

그 최후의 가르침을 들어 말할 때 초보적이란 말을 쓸 재량이라면 경전을 들어 가르쳐야지요.
초보자 눈에도 경전에 비추어 편향된 주장이 명확해서 글로 적었습니다.'


말씀을 경전으로 이해했는데 다시 보니 내가 적은 글 자체를 말하는 것 같아서 다시 이렇게 추가 글을 올렸다.


'답변 중 말씀을 경전으로 이해했는데 제 글을 언급한 건가 헷갈리네요.
제가 적는 글은 경전을 읽으며 마음에 담고 새기는 구절들을 근거로 합니다.
저 역시 이 시대에 법화경을 읽으며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행법의 공덕을 운운하는 것이 결코 다른 이의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나의 일이지요. 그래서 법으로 묻고 법으로 글을 적습니다. 그러니 법으로 답을 하면 됩니다.
초보적 수준을 운운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을 한다면 경전을 들어 바른 가르침을 주면 됩니다.
법화수행자라면 법화경에서 답을 찾으면 된다 생각합니다. 그 안에 수행의 방법을 포함해서 모든 답이 다 들어있다고 보는데 아닌까요?'      

                                          
초보적인 수준, 하열한 근기, 이런 표현들은 솔직히 아무렇지도 않다. 다만 답에서 밝혔듯이 법을 들어 말하면 법을 들어 가르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초보적 수준(또는 하열한 근기)이라 명확하게 단정할 수준이라면 적어도 법에 대해 나보다 더 밝게 안다는 이야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밝게 설명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초보적이라고 단언하는 근거 정도는 밝힐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내가 초보적인지 전문적인지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하는 생각, 적는 글이 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근기에 맞게 열리는 개인의 안목, 이해일 뿐이니 말이다. 관심사는 부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그 법이 어떠한가의 문제이다. 
글을 적은 이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경전을 들어 그 주장을 궁금해하고 글을 적는 나에게 '말씀은 해답이 아니다'라고 하니 당신이 알고 있는 해답은 무엇인가? 초보적인 수준을 떠나 있는 당신의 답은 무엇인가? 만약 그 답이 법화경의 드러난 가르침마저 포용하지 못한다면 당신이 닿아있는 답은 불법인가?

내 글을 읽고 나름의 반감을 표출하는 이런 글을 만나게 되면 다른 말을 하는 나의 글에 반감을 느끼더라도 한번쯤은 경전을 펼쳐 돌이켜 생각해볼 기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과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시시때때로 사유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바르게 알고 있는 걸까?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내가 그러하듯 내 글을 읽는 사람도 그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