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페에서 어떤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길, '스님의 말씀, 저도 동의합니다' 했다. 평소 내가 생각하거나 적었던 글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런거지' 했다. 글을 읽고 나서 그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인데 무슨 일인지 너무 귀찮다. 잘 적기 어려울만큼 귀찮은 이 마음은 피곤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아무튼 조금이라도 적어야겠기에 이리 적는다. 현웅이라는 스님의 글인데 제목은 '아는 마음과 비어 있는 마음은 다르다'이다. 글의 한 부분을 옮겨 적자면 이렇다.
'이런 것들을 불교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오온五溫 속에 합류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말한다. 다시 설명을 덧붙이면 자신의 의식이 구름 속에 묻혀서 사물을 볼 때나 어떤 생각을 해낼 때 구름 속에 묻혀 있는 것 때문에 바른 생각을 할 수도 없으며 어떤 판단을 할 때도 앞뒤가 안맞는 긴장 섞여진 판단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오온 속에 갇혀 있게 되면 모든 것을 받아들임을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된다.
보통 사람에게는 부처가 깨달아 놓은 법을 대할 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아무리 진리를 설해놓은 법이지만 구름이 가려져 버린 눈으로 대하기 때문에 진리의 說도 구름 속에 합류되어 버려 횡설 수설하는 중생 견해로 바꾸어져 더 이상 사람을 구속됨으로부터 풀어주는 법으로 사람 속에 남아 있지를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법을 말하되 요란할 수 밖에 없다. 삐뚤어진 눈으로 불조의 말씀을 접하므로 자신의 마음 정화에 혼란만을 주게 된다.'
덧붙일 말이 있을까. 나 역시 이 구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구름을 벗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받아지니고 이해하고 깨닫기를 늘 간구하니 그런 길로 나아가게 되리라 믿는다. 가끔 이상하다 싶은 의견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해처럼 밝게 드러나있는 가르침을 앞에 두고 왜 저리 말할까 사뭇 궁금해질 때가 있다. 속으로 생각하길, '경전만 읽어도 지금의 말이 얼마나 이상한지 알텐데'한다. 그런데 가능한 일이지 않은가. 우리 눈을 가리는 구름을 이해해야 한다. 가린 눈으로 읽어가는 가르침은 이미 왜곡된(?) 가르침이 되기 마련이지만, 읽는 이에게는 의심하기 어려운 진실이다.
두렵지 않은가. 내가 말하는 진리가 진리 아닐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가릴 것 없는 눈과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주하고 있을까. 진리가 나에게 이르러 진리 아닐 수 있다는 그 두려움을 안다면 '내가 법을 다 안다'는 아만과 자만심을 내려두고 늘 겸손하게 부처님의 진실한 법을 간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말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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