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페에 숫파니파타경의 구절을 적은 글이 있었다. 그 구절에 대해 한 스님이 의견을 길게 적으셨는데 왜 그런지 나는 구절 자체를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사실 말로 표현하고 생각으로 일어나기 전에 '정말 그렇지' 라며 반응하는 내가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다는 것일까.' 나같이 느끼는 이들이 또 있을 것도 같다. 정말 그런 것이니까. 궁금하지 않은가. 자연의 한 현상을 빌어 부처님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
깊은 강물은 소리없이 흐른다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큰 소리를 내며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줄바꿈은 내 임의대로 변경했다. 깊은 강물과 얕은 개울물의 이야기이다. 깊은 강물은 깊기에 많은 것을 포용하여 큰 흔들림이 없다. 자잘한 것들은 그대로 묻혀버려 고요하다. 그에 반해 얕은 개울물은 포용할 힘이 없다. 작은 환경의 변화에도 온 존재가 흔들려 소란하다. 이것이 어찌 강물과 개울물만의 이야기일까. 법을 공부함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법이 깊다거나 얕다거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하고 넘어가겠다.
법화경을 공부해오면서 깊은 강물과 얕은 여울의 차이를 실감해가고 있다. 법이 깊은 이들이 깊은 강물처럼 되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부처님의 이야기가 곧 법을 배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니, 먼 이야기가 아니다. 예전에는 내 이해와 달리 말하는 것들에 대해서 많이 예민했다. '이것이 옳고 저것이 그르고' 하면서 마음에 요동이 일었고 그 요동은 밖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데 조금씩 그런 것들이 불필요한 분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경우 편안하게(?) 넘어갈 마음이 된 것도 같다. 이제 초입이며 아직 한참 진행되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때에 따라 상대하여 바르다고 믿는 바를 이야기하더라도 포용할 힘이 없어 안팎으로 요란했던 전과는 다르다. 소리없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볍게 요동치지 않는 것도 같다.
우리는 법을 배우며 흐르는 존재다. 그 법의 길을 따라 얼마나 깊어졌을까. 환경에 따라 요동치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면 답이 나올 것도 같다. 나는 어떨까. ㅋㅋ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좋아지고 있으니 알아차리는 그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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