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각자의 사정이 다를 뿐이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6. 23. 16:29

각인각색이다. 그런 사람들을 대하며 우리는 많은 경우 이렇다, 저렇다 평가한다. 때로는 '어떻게 사람이 그래?' 한다. 맞지 않은가? 나도 그렇다. 그런데 아침에 문득 각자의 사정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사정이 다를 뿐이다. 법화경에 나오길 중생이 어떠한지 제대로 아는 이는 여래이며 그 외에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으로 맞는 말이겠구나 싶어진다.


생각해보라. 우리의 과거 인연이 어떠한지, 그래서 어떤 마음을 쓰게 되는지, 다시 말해 왜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마음을 내고 행동을 하고 말을 하는지 서로 얼마나 알겠는가. 안다 해도 부분이며 그것 역시 명확하지 않다. 그러니 알지 못하는 상대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의 배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명확하게 알아야 이러니 저러니 말할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맞지 않은가?


나나 그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마주하는 이들에 대해 판단하고 말할 것이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 이런 생각을 담으면 어떨까. '그 사람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내가 모를 뿐, 그의 현실이 된 그만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마음을 쓰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렇게 말을 하는 각자의 사정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각이라면 말의 색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 각자의 사정에서 시작하여 자신이 점점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마음내는 것, 다른 이가 점점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관심갖고 힘을 쓰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은 자신의 잣대를 내세워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기다려주지 않고 비판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