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도 많이 해서 궁금한 일이 어떻게 될지 알았으면 좋겠다는 친구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15. 11:07

염불기도를 오래 했고 기도의 가피를 많이 받아온 친구가 있다. 사찰을 떠나면 안좋은 일이 생긴다고 말하던 그 친구다. 옆에서 보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오래고도 정성된 기도를 하는 친구니 어떤 모습이든 부처님께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도의 경험, 체험이 있고 나름 강한 성향이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듣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도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럴 뿐만이 아니라 내 의견에 진지하면서도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그런 놀라운 날이 왔다.


예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사람을 만나서 깊이있게 대화하거나 신경쓰면 그 사람에 대한 상황을 보여주는 듯한 꿈을 꾸기도 한다.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기도하는 친구니 가끔 그런 얘기를 하면 자기 꿈은 왜 안꿔주냐고 말했다. 그 때 답하길 아마도 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고 했었다. 그랬는데 근자에 들어 친구가 나오는 꿈을 두번 꿨는데 내용이 다 비슷했다. 어떤 장소, 공간에 들어가는데 그 안에 친구도 있었다. 늘 건물은 현대적이고 훌륭했지만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바르지 않았다. 바르지 않은 것을 공유하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고민하며 그 곳을 벗어나는데 늘 혼자 벗어났다. 한번은 꿈을 깨고 나서야 왜 그런 곳에 친구를 내버려두고 왔는가를 반성하는 마음이 되기도 했다.


친구는 사찰에서 간부의 소임을 맡아 일을 했다. 3년의 임기를 마치는 그녀는 자주 이런 말을 했다. 간부일을 하면 업장이 소멸된다, 가피를 받는다. 두 번째 꿈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청정했다. 늘 하는 그 말이 참말인가 보다 했다. 하지만 그 깨끗한 모습으로 다른 이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할지 살짝 예측되지 않는가. 그렇다. 친구는 힘든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좋지 않은 말들이나 그런 것을 나누는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었다. 짧게 표현했지만, 그녀를 둘러싼 무리에 흐르는 잘못된 것들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동조하기도 했고 때로는 그녀가 주도하기도 했다. 깨끗한 모습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던 꿈 속의 모습과 흡사하게 느껴졌다. 그것이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해도 위에 든 이유들로 쉽게 말을 꺼내기는 어려웠다. 


꿈을 꾸고 나서 혼자만 빠져나온 것을 후회했던 그 마음을 담아 꿈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데 맞다면서 이야기를 그대로 흡수하고 한 술 더 떠서 이런 저런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나에게 동의하는 말을 한다. 그런 상황이 놀라웠고 감사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그런다. 기도 열심히 해서 자신의 집이 사업을 하니, 입찰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것도 꿈꾸면 좋겠다고. 물론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마음 담긴 말이었다. 궁금해서 가끔 점을 보러 가고 싶다는 그녀에게 인과에 대해서 우리가 하는 수행의 힘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정해진 것을 것을 바꾸는 것이 수행이며 부처님 법임을. 미래는 오늘 내가 세우는 뜻과 마음, 언행으로 능히 바꿔갈 수 있으니 참고를 한다고 할지라도 내 미래가 어떨지를 물으러 다니는 것은 사실 좋은 것도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불자는 뜻한 바대로 흘러가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얼마나 나의 말이 그 마음에 닿았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서로 한발 내디딘 것 같아 즐거운 날이었다.


어느날인가 청정하고 능히 알아차리며 밝게 만드는 그녀가 자비로운 미소를 짓는 날 있을 것이다. 어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