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도를 아십니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8. 16. 16:22

길을 가다 보면 말을 거는 이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도를 아십니까의 사람들이다. '복이 많으시네요.'가 주요 멘트다. 이에 대해 그렇게 대답한다. '네, 알아요.' 오늘은 은행업무를 보려 나갔다가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30대 정도의 남자가 말을 건다. '남달라보이시네요.' 그야말로 남다른 멘트였다. 잠깐 차를 기다리면서 말을 주고 받았다. 그는 끊임없이 사람의 명(사명같은 것)을 말하면서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했고 나는 불자임을 말하며 진리에 닿아있다면 다 다르지 않기에 지금 공부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해주었다.


그 자리를 벗어나 버스를 타고 오면서 그의 말을 빌어 생각했다. '불이 났는데 다 타고 나면 어떻게 하나요? 불이 난 것을 알았을 때 꺼야지요.' '가족들을 위해 뭔가 역할을 하는 사람이예요.' 불나지 않은 이가 없다. 그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알았다면 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만약 불이 난 것을 모른다면 계속 그렇게 살까.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불성이 살아나는 일을 하는데 언젠가는 알아지겠지. 또 가족들만 위해 하겠는가. 대승보살을 배워 마음에 키우는 불자인데 말이다.


남달라 보인다 하면서 그가 말하길 관상, 이런 것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드러나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은 조금 짐작되는 바가 있다. 예전에 내가 어떤 수행을 할 때 마주하는 사람의 상태가 그대로 내 몸에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수행 제대로 한 도인이라면 드러나고 느껴지는 것을 어찌 모를까. 남달라 보인다는 그 말이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내가 잡고 있는 불법의 힘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불법으로 좋다. 법화경으로 좋다. 아미타불로 좋다. 그것뿐이겠는가. 기독교든 불교든 천주교든 불교의 무엇이든 진리에 닿아있다면 다를 바 없어 좋지 않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이해가 상이함으로 인해 다르게 말하고 탐진치로 그늘이 질 뿐이니 그 좋은 진리를 자신의 그늘로 가리는 일이 되지 않도록 명심, 또 명심해야겠다. 남다르다던 그 수행자의 앞날이 밝아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