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직장은 군대였다. 육군으로 10년 넘게 근무하고 나서 쉬고 있었다. 소대장, 중대장, 참모(훈육, 인사, 군수, 작전), 국방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공부했으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더 승승장구하지 못하고 전역한 것이 어찌보면 아쉽고 섭섭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건대 그래야 했던 일인 것도 같다. 마음에서 놓고 전역을 생각하면서 부처님을 만났고 삶은 더 깊어졌다. 만약 여전히 사회적인 성공에 마음매여 있었다면 더 오랜시간 힘겹게 돌아 부처님을 바라보게 되었을테니 말이다. '그 길이 아닌데, 원한다면 끝까지 가봐라.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그렇다면 너무 늦지 않겠는가.' 부처님은 이렇게 말하며 어리석은 삶에 용맹스런 자녀를 한없이 바라보시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이제 두번째 직장이 생겼다. 지적발달장애인 시설에서 아이들을 케어하며 사회복지사로서 일한다. 오늘이 첫날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관련하여 10년은 일할까 싶은데 잘모르겠다. 첫번째 직장이 온갖 업의 장애를, 장애인지 모르고 힘겹게 걸어온 시간이라면 두번째 직장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말할 수 없을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서로의 삶을 밝혀가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뜻을 세워본다. '잘 되게 해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불성의 지혜와 자비를 간구하며 염불로, 능엄주로 장착해야겠다. 순간 순간 탐진치가 올라올지 모르지만 그 때마다 돌이켜 '잘 되게 해주라'는 자비를, '뭐, 큰일인가'하는 편안함을 주장하고 그에 기대어 한발 한발 걸어나가려 한다.
여유있는 가운데 많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원은 여전하다. 편안한 가운데 일들이 이루어져가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
나무 묘법연화경 _()_
나무 석가모니불 _()_
나무 아미타불 _()_
나무 일체불보살 _()_
시간이 소중하다. 있을 때 잘 썼으면 좋겠다. 좋은 것으로 남을 일에 시간을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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