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염불 백만 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루지 못했습니다. 10만 번 정도 했을까요? 해가 바뀌고 나서 못다 한 염불을 채워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만 또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게을러져서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어머니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득 염불을 마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니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시작했는데 중간에 만트라에 집중하면서 다시 염불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 중인데 어머니의 괴로움은 지속되었습니다. 건강 회복을 위해 결정한 염불 백반 송인데 제 임의로 다짐을 깨어버린 것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갈지 결정하기 전에 염불을 마무리 짓기로 정했습니다.
그전에 216,000번을 했으니, 11일 동안 784,000번을 해야 했습니다. 하루에 108번 염주 660번 정도를 돌려야 하니 속사포 같은 염불로도 상당 시간을 해야 했습니다.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오후, 저녁 시간대로 분류하여 적어도 200번 이상을 돌려야 했습니다.
지난 염불 백만 송은 인연된 모든 이를 위한 염불이었고 그래서였는지 환희롭고 신묘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 정도로 부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염불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습니다. 온 법계에 회향을 하지만 어머니의 건강 회복에 소망을 두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단지 자연스러운 수행 단계 변화에 따른 반응인지, 또 아니면 조금 더 단시간에 집중된 수행이었기 때문인지,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체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았습니다.
먼저 몸이 힘들었습니다. 잠들려고 누우면 종아리에 고통이 밀려오는 순간이 있었고 염불을 많이 하다 보면 발음이 꼬이기 마련이지만 그런 차원을 떠나서 소리를 내기가 힘든 순간이 오기도 했습니다. 중반에 와서는 시중에 유행한다는 호흡기 질환이 찾아왔는지 가래가 목에 붙어 답답한 지경이었습니다.
심리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정말 염불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냥 피곤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염불 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그냥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오래 머물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기도인데 어머니로 인한 화기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어제 회향을 했습니다. 이번 수행은 어머니를 위한 기도임에도 개인적으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 정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기간 중 법화경 1시간 정도 독경, 다양한 만트라를 108번씩 외웠는데 수행 중 느껴지는 에너지 감이 전보다 생생해졌습니다. 만트라를 하면 몸이 회전하는 흐름 속에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올해는 조금 집중적으로 수행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염불 백만 독을 마쳤으니 법화경과 바즈라구루를 비롯한 만트라도 집중적으로 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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