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꿈을 다시 꾸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3. 6. 29. 23:25

며칠 전 자다가 꿈을 꿨습니다. 아파트가 3층인데 그림자처럼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베란다에서 집 안으로 침입하려고 하더군요. 저지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그림자 인간이 집으로 들어왔고 집 뒤쪽 창문을 열어서 여러 무리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운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는데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여름날이라 창문을 열고 자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일단 아파트 외부 창문을 다 잠그고 침대에 누웠는데 꿈속에서의 제 행동이 못마땅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꿈을 꾸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잠자리에 들었고 신기하게도 동일한 상황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꿈에서는 그림자 인간들이 집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창문을 잠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베란다에 매달린 한 사람과 대치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팔을 잡고 흔들었는데 상대의 팔이 너무 쉽게 끊어졌습니다. 떨어지는 팔이 흡사 젤리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꿈에서 깨어났는데 좀 더 공격적이지 못했던 제 대응이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경찰에 신고를 하던지 밖으로 밀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은데 그 이후에는 그 꿈을 꾸지 못했습니다.

 

자면서 꿈을 참 많이 꾸고 기억해 왔는데,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꿈을 꾸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꿈속의 상황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번에는 꿈을 꾸는 행위 자체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네요.

 

꿈을 꾸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접속하는 일 같습니다. 기억하지 못하기도 하고 조절하고 통제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점차 내면의 힘이 강해지면 그 세계에서도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서처럼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꿈을 다시 꾼 감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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