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술에 취한 사람을 본 이후로 한동안 금주를 했다. 맑은 정신이 좋았다. 술 마신다고 엄청 정신없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니 한두 잔 마시는 날이 있게 되었다. 전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고 띄엄띄엄 마시기는 하지만.
그러던 이틀 전 날 밤의 일이다. 어머니가 관광을 가셨다가 맥주 한 캔을 가져오셨다. 작은 캔인데 냉장고에 두었다가 마시게 되었다. 맥주 한 캔이니 취기도 없고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녘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엄청나게 취한 상태였다. 비틀거리면서 화장실로 가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다. 이 별 것 아니고 짧은 꿈을 꾸고 나서 느껴지는 바가 컸다. 이제 내 세상은 내가 조금이라도 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이 급한 신체적 상황이 꿈에 투영된 것은 아닌가 생각했는데 깨어났을 때 화장실이 급하지 않았다)
세상은 변화한다. 각자의 세상도 변화한다. 어제는 괜찮았던 일이 오늘은 괜찮지 않을 수 있다. 내 꿈은 나에게 조금이라도 취하지 말라고 말을 걸어왔다. 순간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한잔 해야 하는데 어쩌나 하는 생각과 그건 좀 봐달라는 애교 섞인 부탁의 말을 내면에 전했다.
지금은 취해서는 안 되는 시기이다. 각자의 믿음을 붙잡고 마음을 고요히 하고 내면을 단단하게 다듬어가야 하는 혼탁하고 위험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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