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머리로 알지만 어려운 일이라는 말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4. 7. 11:50

20년을 매일 기도한 불자의 글이 올라왔다. 그렇게 기도해도 나약하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혼자가 된 이후에 아들에게 의지하고 있는데 마침 아들부부 사는 주택에 빈집이 나와 그곳으로 이사가고 싶은데 아들부부는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글이었다. 여러 사람이 들어가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는 격려의 글을 적었고 그 말에 대해 이미 머리로는 답을 알고 있는데 실제 삶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솔직히 그 20년동안 무엇으로 기도했는지 묻고 싶었다. 수행자는 늦고 빠름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20년을 기도해서 여전히 불안하다면 그 기도와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머리로 아는 것을 삶으로 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착하게 살아야 된다는 것을 알지만 순간 순간 일어나는 탐진치, 그것도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여 나와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일체화된 욕망으로 인해 실제 생활에서는 늘 착하기 어렵다. 그런데 법을 배워 선하고 악한 것을 알지 않았는가. 그 법에 의지하여 어려워도 실천해나가는 것으로 수행자는 변화한다. 실천하라. 죽을듯이 힘들다면 죽을듯이 힘을 쥐어짜서 실천하라. 그게 수행이지 달리 무엇이 있을까.


불교에서 기본적인 가르침은 만물이 무상하다는 것이다. 고정된 것이 없고 변화하며 그러기에 집착할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변하는 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아들에게 무엇을 의지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의지하면 마음이 정말 편안해질 수 있을까. 착각이다. 이미 무너질 발받침에 올라 지금 안전하다 여기는 사람의 어리석음과 다르지 않다. 기도는 무엇에도 변하지 않는 참된 평안을 찾아가는 행위이다. 그 답이 부처님 가르침에 있다. 그러니 오랜 시간을 들였는데 밝아지지 않는다면 기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하지 않겠는가. 부처님 가르침은 편안해지는 법이고 밝아지는 법이고 자유로워지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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