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한 스님으로부터 3개월간 특별한 명상 수련을 배웠다. 쭉 이어지는 과정인데 1기만 수료하고 그만두었다. 객관적 중지 사유는 탈모였다. 그 일을 좀 적어보려 한다. 전부터 적으려 했으나 시작을 못했는데 오늘 드디어 끄적여 본다. 수행자에게 나름 유익한 팁이 될지도 모르겠다.
명상 수련을 택한 이유
당시 어머니 몸이 아픈데 그 이유를 몰라 큰 병원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너무 지쳤었다. 무료함에 더해진 게으름, 길어지는 어머니 돌봄에 따른 짜증수치가 높아지면서 감정폭발의 주기가 짧아지고 강렬해졌다. 당시 수행은 거의 중지된 상태였다. 따라서 멈춰진 듯한 상황을 벗어날 기회를 찾고 있었다. 나를 도와줄 뭔가를 갈구했었다.
때마침 내가 가입한 온라인 카페에 모 스님이 명상 과정을 진행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100만 원 넘는 비용의 장벽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는데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은 참여해도 좋을 것 같다는 카페지기의 의견에 참여를 결정했다. 수련비는 130만 원이 조금 넘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로 가야 했다.
여기서 먼저 멍청했던 나의 선택과 나름 배운 점을 적어보려 한다.
먼저 수행은 외부에서 특별한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나고 보니 이미 나에게는 수행을 할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경전이 있어 읽을 수 있고 입마음이 있어 염불하고 진언할 수 있고 머리가 있어 사유할 수 있는데 단호하게 결심하지 않고 꾸준하게 실행하지 않았다.
두 번째, 다른 사람에게 좋다고 나에게도 꼭 좋으란 법은 없다. 카페지기에게 그 스님의 수련이 권할 만큼 괜찮은 것이라고 해도 나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좋은 것을 소화하고 좋지 않은 것을 걸러내는 능력이 사람마다 상이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이므로 이 부분은 자신을 기준으로 재판단할 필요가 있다.
너무 길면 읽기 어려우므로 2부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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