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고 불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이 그러해서인지 마음에 거슬리는 그 부분이 유독 부각되어 보입니다.
가만히 있으려는 나에게 그 사람은 손짓을 하듯 말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어느 때인가는 그 마음에 휩쓸린 나머지 일심동체가 되어 미워하고 불편해하며 나름의 타당한 논리를 펼칩니다.
'이 사람은 이런 뜻으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 그것을 알기에 나는 불편한 것이다.'
단순히 아는 것이라면 좋은데, 그 아는 것에 미워하는 마음이 붙으니 괴롭습니다.
어제는 올라오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을 바라봐주려 했습니다.
'너는 왜 미워하는가. 그럴 이유 있겠지만 이제 그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기쁜 일이 아니다.'
참 글이 그럴듯하게 써졌습니다.
그런데 내 주머니에 꿀떡이 있어요.
미워하는 그 사람이 다른 이에게 말하길 "나 꿀떡 먹고 싶은데 좀 있니?"합니다.
옆에서 듣는 나는 내 주머니의 떡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주머니의 떡을 꺼내 선뜻 건네지 못합니다.
혹여 나에게 물어보면 어떡하나를 고민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지금의 나입니다.
이건 평소 나라할 모습이 아니라서 여전히 많이 다스려야 함을 얄밉게 알려줍니다.
언제쯤 편안하게, 묻지 않아도 필요를 채워주려 기쁘게 떡을 건넬 수 있을까요?
마음은 여러 사람처럼 천갈래가 되어 늘 자기 주장을 합니다.
이 마음을 따르면 혼란할 것이 자명합니다.
그러니 이 마음 다스려지기 전에는 편히 마음을 따르기 어렵습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 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은 이가 '이제는 내 마음을 따라 어디든 가겠노라'하는 구절이 있어요.
정확한 표현은 아닌데 그런 비슷한 의미의 구절입니다.
저도 그런 시절에 어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워하는 마음, 불편해하는 마음이 스스로 조복되고 편안해지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동일하게 마음이라 표현하지만, 동일한 마음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본연의 마음으로 돌아가 따라야 하지만, 그 자리에 들기 전에는 어떤 마음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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