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법화경 묘장엄왕 본사품에서 말하는 출가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4. 17. 16:09

내가 출가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할 때는 법화경 묘장엄왕본사품에 나오는 '출가' 구절을 떠올린다.


1. 정장 정안이 어머니 정덕 왕후에게 사뢰는 게송에서 이리 말한다. '저희는 출가하여 집 없이 살며 사문이 되겠사오니'

2. 정장 정안은 아버지 묘장엄왕과 어머니 정덕 왕후에게 이렇게 말한다. '부모님이시여 부처님이요 세존들의 출현은 희유하건만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계실 때 태어났으니 가히 으뜸가는 복을 받았다고 하겠나이다. 그러하오니 부모님이시여 허락하소서. 저희는 출가하여 운뢰음수왕화지 세존 앞에서 사문이 되겠나이다.'

3. 어머니인 정덕 왕후는 아들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세상을 등지려 하나니 여래를 만나 뵙기란 몹시 어려운 까닭이니라.'

4.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묘장엄왕 가족과 그 무리들이) 모두 함께 일시에 출가하여 집 없는 삶을 받아들였으니 운뢰음수왕화지 여래의 설법을 믿은 까닭이었느니라. 출가하여 사문이 된 묘장엄왕은 권속과 더불어 팔만사천 년 동안 스스로 정진하여 이 묘법연화 법문을 항상 외우고 곰곰히 생각하여 통달하였느니라.'


전에는 집없는 삶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닿았었다. 모습으로 집없는 삶인데 마음은 어떠해야 집없는 삶이라고 하겠는가. 가끔은 주변의 스님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집없는 삶을 선택하였으나 또 다른 집을 만들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사찰을 가르켜 자신의 집이라고 하거나 절접이라는 표현하는 스님에 대해 의문들 때가 있다. 참으로 출가일까. 


며칠전에 법화경을 읽을 때에는 집없는 삶이라는 구절에 더해 왜 출가했는가에 마음이 닿았다. 정장과 정안, 정덕왕후는 부처님을 뵙기 어려움을 알았고 이제 만나게 된 부처님의 법을 배우기 위해 출가를 결심했다. 또 묘장엄왕, 왕자들, 정덕왕후의 무리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믿었기에 출가를 했다. 다시 말해서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만나기 위해 출가했고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만났기에 출가했다. 물론 출가의 모습을 하나로 정해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법화경 묘장엄왕본사품에서는 이런 출가를 만났다.


무엇으로 인해, 무엇을 위해 출가하는지 모르지만 모습이 출가든 마음이 출가든 그 안에 간직해야 하는 바는 부처님 법을 만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가를 하였다면 법을 배우고 그 법으로 수행하여 통달한 묘장엄왕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에 온전히 자신을 내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