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이야기입니다(저에게는 가볍지 않아요). 병원갔다가 오면서 이런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사람 몸 받기 어렵다고 하지요. 그런데 불법을 만나기는 더 어렵다고 합니다. 사람 몸을 받았고 불법을 만났으니 어렵게 만난 이 귀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요? 가끔 누군가를 떠올리면 전생이 인간 아닌 다른 동물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저 역시 전생에 인간 아닌 동물일 수 있죠.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육도 윤회를 하다가 인간이 되어 부처님 법문에 발을 들였다면 아마도 그런 전생의 인연, 그런 원이 있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어 산 속에 살던 토끼 한마리가 어느날 문득 불법을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그 눈에 보였습니다. 불법의 찬란함이. 그것을 수행하는 고결한 수행자의 모습이. 토끼는 자신의 삶을 싫어하게 되었고 인간이 되어 고결한 도 닦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이 지극해져서 그 원에 합당한 선행의 씨를 뿌렸고 그 인연이 무르익어 이번 생은 인간의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의 원은 깊은 내면에 들어있습니다. 인간이 된 지금은 그 원의 작용으로 불법에 들기는 하지만 세상 즐거움 추구하는 것에 삶을 고스란히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깊은 내면은 눈물을 흘립니다. 어리석은 자여, 다 잊었는가. 이런 말을 외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습니다. 가끔 어떤 사람을 보면 전생에 수행자에게 먹을 것을 구해다 준 산 속의 작은 동물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불상과 탑을 향해 고귀한 원을 세운 작은 동물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초점을 잘못 맞추면 엄청 웃긴 이야기에 지나지 않으니 저의 초점에 잘 맞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귀하게 얻은 이 삶을 잘 살아가지 않는다면 알지도 못할 과거의 원이 눈물짓지 않을까요? 사람 몸 받기 어렵다는데, 불법 만나기 어렵다는데 이 귀한 인생을 잘 보내고 웃으며 떠날 수 있도록 오늘을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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