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오늘 새벽녘에 꾼 꿈 네 가지의 의미는 뭘까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9. 6. 20:53

한동안 꿈을 꿔도 기억하지 못했는데 2, 3일 전부터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일어난 직후 기억하고 다시 까먹어기도 하나 불현듯 다시 생각납니다. 오늘 새벽에는 네 개의 꿈을 연속으로 꾸었습니다. 무엇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1. 나를 배신한 사람

어떤 남성이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는 나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던 자입니다. 따지는 나에게 그는 '나이 젊은 여자를 두고 왜 너랑 결혼을 하겠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합니다. 꿈인데도 아주 재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그래도 내가 더 좋지 않냐'라고 내가 묻고 있다는 겁니다. 그 태도와 분위기가 아주 가관입니다. 

 

꿈에서 보면 때로는 현실의 나인 듯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때가 있고 나이기는 하나 내가 아닌 듯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간이나 후자에 가깝습니다. 아무튼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참 난해합니다. 다만 내가 건진 교훈은 이것입니다. '배신을 해도 그 사람의 마음이 바뀐 것인데 탓해 무엇할까. 또 떠난 마음에 집착하는 것은 참 바보 같다.'

 

사실 이 꿈은 지금 내가 처해 있거나 곧 처하게 될 어떤 상황(꼭 남녀의 이야기가 아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설령 그런 방식으로 삶의 장이 펼쳐진다고 해도 오늘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평온하게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또는 지금 이 순간 나의 발원과 기도를 통해 근접한 어둠이 청정하게 변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2. 음식이 62가지나 되는 어떤 교회 같은 곳?

교회 같기도 하고 봉사하는 단체 같기도 한 그런 곳에 한 무리의 사람들과 손님으로 갔습니다. 그 무리는 제가 소속된 합창단으로 이해됩니다. 아무튼 그곳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우리는 손님이라고 먼저 줄을 서게 합니다. 다른 분들은 다 앞에 서있는데 저만 덩그러니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 팀 마지막에 서면 되는데 끼어들기 미안해서 대강 줄 사이에 들어갔습니다. 팀의 가장 끝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순서가 역전되어 팀원들 중 제가 먼저 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식판에 음식을 담는데 두 번째 음식부터 양이 적습니다. 이렇게 담으면 뒷사람은 먹기도 힘들겠다 생각하면서도 애플파이를 조금 담았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62가지나 된다고 하네요. 원래 뷔페 같은데 가면 조금씩은 다 맛을 봐야 한다 생각하는데 순간 머릿속이 어지럽습니다. 음식 가짓수가 많으니 각자 좋아하는 것만 가져가야 서로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꿈에서는 무엇을 보여주는 걸까요? 억지 해석이 될지 모르지만 요즘 제가 관심 있어하는 수행처에 대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은 만트라를 주로 수행합니다. 아시겠지만 만트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합니다. 그 소개글을 볼 때마다 '이건 꼭 해야 돼!'라는 욕구가 발동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만트라 수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음식이 곧 만트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것을 다 먹겠다는 것은 선을 이루는 것과 멉니다. 음식처럼 만트라가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조금씩이라도 다 수행하겠다는 것은 내 능력을 한참 넘어섭니다. 효과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죠.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도 그 음식의 참된 유익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만트라의 제한성이 없다고 보므로 이 부분은 조금 더 사유할 필요가 있겠지만 아무튼 욕심내어 이것저것 조금씩 수행하기보다는 소수로 정해 진득하게 해 나가는 것이 만트라를 바르게 수행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다 좋은 것이지만 그런 식으로는 최선이 되기 어렵습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그곳의 음식이 맛이 없다거나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홍익학당 관련하여 꾼 꿈과는 사뭇 달랐기에 수행처로 나쁘지 않은 곳, 권해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손님일까요? 

 

 

3. 다른 이에게 감사해하는 초등학생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식사를 하면서 잔반을 처리하는데 제가 손을 대자 잔반통이 엎어졌습니다. 엎어진 음식물을 다시 담아서 정리를 하게 되었는데 잔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어 교실에 들어가니 어떤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밥을 먹기에 상황을 확인하고 뒤쪽에 있는 의자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합니다. 뭘 받자고 한 일은 아닌데 감사인사를 다른 이에게 하니 조금 이상했습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자 뭔가 좋지 않은 예고 같아서 기분이 상하려고 했습니다. 자 한번 살펴볼까요? 어차피 그냥 하는 것이라면, 진짜 그런 것이라면 도움받은 이가 다른 이에게 감사 인사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일까요? 그가 편안하면 족한 것인데. 불편한 마음은 여전히 뭔가를 한다는 생각에 매여 있는 자신을 보여줍니다.

 

덧붙이자면 상대가 초등학생입니다. 여러모로 미숙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는 어찌해야 할까요? 생각조차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마음 상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지금의 나는 미숙한 아이에게 섭섭해하는 사람인 거지요. 

 

 

4. 커피 한 잔 마시자는 조민수 배우의 이야기

그렇게 학교를 나왔고 거리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조민수 배우가 커피 한잔 하자고 합니다. 그의 모습은 매우 묘합니다. 그러면서 '커피 마시자는 거겠니? 이야기하자는 거지.'라고 합니다. '그럼 나는 커피 안 마시고 이야기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혼자서 해봤습니다. 아무튼 커피를 파는 거리의 아주머니 가게에서 익숙한 듯 커피 두 잔을 타더니 한 잔을 내게 건네주고 우리는 걸었습니다.

 

걷다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단어들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내용을 대략 적자면 첫째, 내 성격이 이러이러해서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것과 두 번째, 높은 사람들과 가까운 것으로 사람들이 나를 오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꿈이 끝나버렸습니다.

 

왜 조민수일까? 꿈에서는 대상이 가지는 속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에게 이 배우의 이미지는 매우 노련하고 아주 셉니다. 그런 존재로서 내 꿈에 개입된 것 같습니다. 꿈의 내용은 모두 얼마 전 다시 나가고 있는 사찰의 합창단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 요즘 합창단에 나가면서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싫은 사람에 대한 것이 하나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만들고 있는 불편함이 그 하나입니다. 고운 소리로 음성공양을 잘하고 싶다는 원이 있을 뿐인데 노래를 잘하네 못하네 하면서 다들 주변을 온통 분란하게 만드시네요. 

 

조 배우는 왜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준 걸까요? 조언을 좀 해주면 좋을 것인데 그냥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이 합창 연습일인데 아주 상황이 힘들지도 모르겠어요. 나를 오해할지도 모르는 사람들, 높은 사람과 가깝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요.

 

나는 오늘도 나무아미타불입니다. 모든 번뇌를 부처님께 내려놓고 고운 음성공양 올려 우리의 복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내가 힘들 때 조 배우님은 그냥 바라만 볼지 궁금해지네요. 꿈에 출연하면서까지 알려주셨으니 이 고난을 잘 넘어가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손을 내어주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