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아, 똥이 따라온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6. 24. 20:25

남 얘기 좀 하겠다. 겸손을 말하지만 교만하다. 지혜를 말하지만 어리석다. 짧은 글을 통해서도 앞뒤가 어그러져 있다. 정말 많이 아는듯이 말하길래 그런 줄 알았는데 문득 하는 질문을 보니 나도 초짜인데 더 초짜다. 이상하다. 이 사람 뭐지? 했다.  카페에서 어찌하다보니 댓글 릴레이를 하게 했다. 묻는 글을 적었길래 답을 했는데 적으니 적고 적으니 적고 했다.


원래 글을 대하면 사람이 느껴진다. 갈수록 진하게 느껴진다. 가려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 와중에 오늘 처음으로 잘못 발을 들였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 처음이다. 이보다 더 극심한 상황에서도 이런 말이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말 장난처럼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 똥이 따라온다.' 아마 속으로 글을 꾸준히 다는 나를 향해 그는 이리 말했을 것도 같다. '오냐, 너 잘걸렸다.' 그랬을 그를 향해 나는 이렇게 속으로 말했다. '아, 똥이 따라온다.' 글을 통해 사악함(?), 악독함(?)을 느낀 적이 있는가. 오늘 조금 그랬다.


늘 나를 보면 현실감각이 떨어져보이는 것 같다고 글을 적었는데, 그런 말이 칭찬으로 들렸다. 그가 보이는 모습이 독서를 통해 폭넓어지고 현실적인 감각을 획득한 잘난 사람이라면 나는 그냥 못난 불자인 것이 만족스럽다. 그런 감각이 전혀 좋아보이지 않는다. 비틀리고 자기중심적일 뿐이며 단시각적이다. 그러니 그의 악평, 다소 조소섞인 그 평이 나쁘지 않다. 내가 존경하는 선지식이 했다면 스스로를 돌이키게 했을 그 말이 그 사람의 입에서 나왔기에 칭찬처럼 들린다.


미안하다. 이리 표현해서. 아, 오늘은 똥이 따라왔다. 그런데 나도 똥이니 불편해할 필요없다. 나의 바램은 당신도 나같은 똥되었으면 좋겠다. 한번 되어보라. 나쁘지 않다. 더 편안해지고 밝아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보배를 손에 쥔 사람에게 돌맹이가 좋다고 백날 떠들어봐야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직 안정되지 않은 당신의 마음은 당신이 마주한 것이 안주할 곳이 아니란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인트 파워냐, 불법이냐. 버린 마인트파워를 보물이라 말하며 따라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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