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란이었다. 그의 필명은. 글마다 딴지를 걸어온 사람은.
어제 카페에서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 나의 글에 딴지 댓글 적기에 이상하다 했더니 예전에 미란이라 했고 이제 의학자란 이름으로 다시 들어온 사람이었다. 미란이었을 때 따라다니면서 이해못할 딴지 글을 적었는데, 어제 내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지만 글은 지우지 말라'는 얘기를 하니, '가지고 노니 재미있냐'는 정색의 반응을 보였다. 내가 겪어온 사람 중 비슷한 모양새를 보았기에 그냥 적은 글이었는데 그의 마음을 제대로 뚫어버렸다. 그 후 그가 적은 글을 보고나서야 그 때 그 사람임을 알았다. 신고받아 퇴장을 당한 듯 했다. 그러니 아마 내 말이 자신의 정체를 알면서 놀리는 말로 들렸나 보다. 친한 말을 던져보았는데 대답이 없다. 그의 공부가 유익함을 나누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 느림이 댓글을 또 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읽지 않았다.
살짝 심술이 묻어나는 아이가 보이는 시점에서 더 이야기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 여겨졌다. 언젠가 무슨 말을 적었는가 볼 날이 있겠지만 지금은 크게 읽고 싶지 않다. 일어나는 궁금증을 무시한다. 안보아도 그만인데 안좋을 것을 아니 지금은 내 마음을 무시한다. 하나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순간에도 복잡한 우리임을 안다. 하지만 수행자 내색을 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시점이 되면 그 우왕좌왕하는 가운데서도 큰 흐름되는 바탕을 갖추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느림에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불교를 말하지만 불교 아닌 것들로 장엄한다. 불교 아닌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러가지 물건을 용도에 맞게 구비하듯 불교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불교여야 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냥 그 수준에서 말하자면 불교를 껌 정도로 알면 불교에게 그대도 껌 정도이다. 나에게 불교는 전부이며 그래서 불교도 내가 가볍지 않다 생각한다. 물론 유치한 발상이며 가리지 않는 법일 뿐이지만 마음이 모든 것이라면 그 마음의 작용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이 말을 느림이 듣는다면 저게 뭔 말이래? 할 것이다. 이해불가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적어봤다.
어제의 잔상이다. 어찌보면 의미있고 어찌보면 쓰잘데기 없는 일을 이것으로 마무리~한다.
진정 귀히 여겨라. 그래야 그대도 그 귀함 속에 존재한다. 맞는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든다. 내가 귀히 여기는 가르침, 그 가르침도 나를 귀히 여긴다.
(추가)미란은 댓글을 달았었다. 참지 못하는 아이가 보인다. 이걸 순수하다고 해야 하는건지, 얕다해야 하는건지 잘모르겠다. 아는 것을 너무 너무 표현하고 싶고,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너무 한심하고, 나만 너무 너무 아는 것 같고, 이런 상황에서 치솟아오르는 감정을 너무너무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인다. 정말 그렇게 보인다. 내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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