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앎에 머물면 변화는 없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0. 27. 16:54

경전에서 모르면서 하는 죄업이 더 크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솥이 뜨겁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솥을 잡는다면 누가 더 큰 화를 입을까?

당연히 모르는 이가 더 큰 화를 입는다. 아는 이는 나름 조심할테니.

인간의 통념상 알면서 짓는 죄가 더 나쁘다고 보는데, 모르면서 짓는 죄가 더 크다는 이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살생이 나쁘다는 것, 그래서 고기 먹는 것이 자비의 측면에서 좋은 것이 아님을 안다면 고기를 먹더라도 조금은 저해하는 마음이 일게 될 것이고 마음놓고 즐겨 먹는 그런 일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고기 먹는 일에서 완전히 벗어날지도.


그래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떤 복도 이루어주지 않는다.


카페에 다라니 기도에 뜻을 세우고 10만독을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어느 독수에 이르니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무기력증에 빠졌다는 사람이 글을 올렸었다.

오늘 그 사람이 다시 글을 올렸는데 여전히 무기력증에 빠져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생각은 해야 된다는 것을 알지만 몸은 따르지 않는다.

어떤 이가 댓글에 기도할 만한 힘이 없어서 그런 것 같으니 뭔가 복짓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복이 없느니 힘이 없느니 말하고 싶지 않다.

잘몰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힘든 가운데 노력하는 것이 참된 변화의 시작이고 값진 복의 씨앗이 된다고 생각한다.

안다면 그 다음은 철저히 선택의 문제다.


요즘 독경, 염불의 수행이 고르게 진행되지 않아서 하루에 얼마씩은 꼭 하자고 마음먹었다.

정진이 필요함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피곤함을 핑계삼아 누워있다가 20%만 한 상태에서 잠을 자고 말았다.

내 선택이다. 피곤해도 하겠다는 선택을 하고 몸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아는 것에 머물러 있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변화하지 않는다.

진실로 복된 삶이 되기를 바란다면 바르게 알아야 하고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안다면 실천에 한표를 던지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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