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에너지 파산에 대한 글을 읽고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1. 29. 10:51

에너지 파산에 대한 슈퍼노바갤러리의 글을 읽었다. 대략 적자면 자신이 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넘어 쓰려 하면 파산한다는 글이다. 마음에 닿는 바가 크다. 무엇, 무엇을 해야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 그런 내용에 눈 번쩍한 것이 아니니 괜한 오해로 '나도 한번 그 글을 읽고 그런 것을 해볼까' 하지 말았으면 한다. 알면서도 가져다가 삶을 장엄하지 못했던 이치에 다시 한번 눈뜨게 되니 그것이 좋다는 것이다. 불자에게 에너지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 생각이지만 크게 틀릴 것 같지 않은데, 부처님을 따르는 모든 수행이 그에게 에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극한 경전 독경도, 염불도, 다라니도, 108배도 내가 알지 못하거나 언급하지 않은 모든 수행이 그러하다.


예전에 한 선지식 스님이 글에 적길, '염불로 잘 쌓아두라'로 했던 것이 생각났다. 표현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저금하듯 염불하라와 비슷한 맥락의 글이었다. 참으로 그러하지 않은가. 오랜 염불로 이룬 것이야말로 에너지요, 공덕이요, 복력이요, 좋은 모든 것이 되어 불자의 재산이 된다. 다른 것도 그러할테니 '염불만이 그런가' 하지 마라. 각자 인연된 방식이 있을 뿐이다.


요즘 인생살이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고 하지만 견고하지 않아서 여전히 불안정한 나이다. 그 혼란함이 글로도 많이 느껴질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슈퍼노바갤러리의 글을 보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내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새기게 되는 것도 같다. 근자에 몇 번 언급했는데 꿈에 나온 무서운 화장실에 대한 것도 더 명확해지는 듯 하다. 마주한 환경에 대해 내가 충분한 에너지를 갖지 못하고 있으니, 그것을 제대로 마주하고 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로서는 어렵다는 것을 무의식, 불성이 정확하게 알려준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키울 생각없이 휩쓸리고만 있으니 법계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사실 지금의 직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여전히 고민이 많은데 그만 둘까 말까보다 내 힘을 키우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는 것 아닐까. 분명 벗어나야 하는 곳, 관계가 있다. 그런데 그것이 지혜로운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다만 바른 힘을 키워가고 애써 노력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흐름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가 바르고자 노력하면 살아있는 불성으로 충만한 법계는 현상을 알게 하고 답에 대한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던져준다. 그것에 기대려 한다. 지금 많이 혼탁해져서 메세지를 받아들이는 감도가 많이 둔해졌으니 오로지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르며 에너지를 쌓아봐야 하지 않을까.


전에 열심히 쌓았다고 내가 지금 충분한 것은 아니다. 어떤 보살은 여러가지 일을 해도 그의 힘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는데, 수행하는 우리 대부분은 아직 그런 경지가 아니니 방심하지 말고 늘 정진해야 한다. 늘 나무불하자. 나무아미타불 ()()() 어느날 불자의 힘이 충분해지면 물들듯, 휩쓸리듯 그가 거한 곳이 밝아질 것이며,  밝아질 근기가 아닌 자가 있다면 금새 떠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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