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7일까지 끝내기로 했던 영가위한 법화경 독경을 아직 끝마치지 못했다. 3회 독경 중 2회를 마치고 이제 마지막 3회 독경 중이다. 결국은 나의 게으름이 문제겠지만 가끔은 정말 이상하게 마음이 흐뜨러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경전을 읽는 일이지만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많은 것이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동생 부부를 위한 독경도 언니가족을 위한 독경도 쉽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영가위한 독경은 처음부터 산란한 마음이 잘 다독여지지 않는다.
처음 독경을 시작하고 일주일 가까이 경전을 펼치지 않고 정말 시간을 허비하면서 지냈다. 어제는 정말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경전을 다시 펼쳤다. 그러다가 가끔 들어가서 법문을 읽는 승현스님의 카페에 들어갔다. 그 날 올라온 법문은 생을 달리한 두 친구를 위해 3일 동안 절에서 기도를 해준 한 거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도하겠다는 거사에게 당부하는 스님의 말씀이 그대로 나에 대한 당부가 되었다. 산란한 마음으로 독경을 하고 오랜 시간 게으름에 퍼져있는 나에 대한 경책이 되었다.
우연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에 우연이 어디 있을까. 시시때때로 나에게 딱 맞는 법문이 눈에 들어오니 얼굴 한 번 뵌 적이 없는 스님은 부처님 법을 배워나가는 나에게 진정 선지식이다. 좋은 뜻을 세웠으나 마음이 산란하여 정성을 다하지 못하고 그나마 다른 것에 눈을 돌려 세운 뜻을 제대로 펼쳐나가지 못하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눈에 본 듯 알지 못하지만 부처님의 법을 받아지닌 불자는 법계와의 감응 속에서 살아간다.
이제 마지막 1독이 남았는데 잘 마무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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