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매우 혼탁하다. 뉴스를 잘 안 보는데 요즘은 전에 비해 자주 본다. 좋아하지는 않는데 시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보는 편이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여러 대상을 향해 드는 요즘이다. 상황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보수와 진보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일부 국민들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00%의 진실도, 100%의 거짓도 없다고 본다. 솔직히 현 정치인 중 진심으로 국민을 대변하는 그 누가 있을까. 도긴개긴이지 않을까.
누군가는 현 사태에 대해서 적극적인 마음을 내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그러기에는 이쪽도 저쪽도 마땅치가 않다. 다만 탐욕과 교활함으로 자기 잇속만 챙기는 이들이 모두 물러가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존경하는 한 스님의 글을 보니 이럴 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 글에 공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다. 그것은 관심이 밖을 향하지 않고 내면을 향할 때 가능해진다.
생각해 보라. 쓸모없는 정치인들이 혼자만의 힘으로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니겠는가. 그에 부응하고 힘을 실어준 누군가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중국이 혼자만의 힘으로 타국가를 넘보겠는가. 그에 넘어가는 탐욕스러운 누군가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생각해 보라. 그런 존재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게 한 인자에 나는 정녕코 없노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밖을 향해 분노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이런 일에 나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에 우연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을진대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이지 그 일을 직접적으로 일으킨 대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대상을 제거한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변해야 완전한 끝을 기대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꾸준한 수행, 성찰을 통해서 내가 어떤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와 더불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로 볼 필요가 있다.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 통찰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잘못된 이해를 형성하고 있을 때가 분명 있다. 아니 많을 것이다. 그러니 무언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면 자신의 주장을 버리고 새로이 받아들일 부드러운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사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라. 진실로 판명될 때는 그대로 수용하라. 자신의 단단한 시각에 맞추어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그것은 스스로를 세뇌하는 무서운 일이 된다. 색안경을 벗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하라.
요즘 매일매일 이런 생각을 한다.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이 좋은 것인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면 될까. 그리고 기원한다. 그 모든 과정 중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고 드러나는 일들에 대해 열린 마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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