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우리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점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7. 8. 17:29

특정인을 집어 적는 글은 아니다. 여러 사람들, 특히 요즘 다음 카페에서 나에 대해 각을 세우는 사람을 대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습이 참 다를 바가 없구나. 그런데 참 다르구나.'


무엇이 같은가. 서로 자신의 이해를 말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그것을 굽히지 않는다. 우리가 같은 점은 여기에 있다. 자신이 이해하고 닿아있는 것에 대해 확신이 있다. 이것은 나쁘지 않다.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배운다. 누구나 배워 갖게 된 자신의 이해를 바탕삼아 한 발 한 발 더 나아간다. 자기 이해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참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다르다. 무엇이 다른가. 나는 우리가 근기에 맞는 이해에 닿는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변치 않을 이해도 있을 것이고, 근기따라 변해가는 이해가 있다고 본다. 이런 생각은 '내가 바르지 않을 수 있다', '미흡할 수 있다', 그러니 '바른 것을 가르치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만약 내가 '당신의 이해가 바르지 않다.'는 누군가의 긴 글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해를 고수한다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그의 이해가 바르지 않거나 충분하지 않음을 알아차렸기에 받아들일 수가 없다. 둘째, 그의 이해가 너무 높아 나로서 이해불가하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 


법에 관련해서는 가볍게 적지 않기에 적어오는 글들을 가볍게 읽지 않는다. 누군가의 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런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만약 내가 자신의 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스스로 자신의 근기가 내 이해를 뛰어넘는 높은 경지인지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는가.


(내 개인적 생각이지만) 우리는 이렇듯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그런데 같은가. 아니 다르다. 확연히 다른 마음이 우리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모양은 같지만 단연코 같지 않다. 확신과 교만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확신은 더 큰 것을 만나면 수용하여 그 자리로 나아가게 하지만 교만은 받아들이지 못해 그 자리에서 멈춘다. 이 다름은 점점 더 큰 차이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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