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회가 끝나고 지인과 차를 한잔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세시간이나 지났다.
누구보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 분인데, 외골수 성향의 소유자여서 그에 못지 않게 상이 강한 나와 두,세 차례 부딪힌 적이 있었다.
부처님 법을 이야기하다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에는 수용하지 못하고 "너랑은 얘기 못하겠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던 분이었다.
작년에도 올해 전반기에도 그랬는데, 큰 갈등없이 세시간을 이야기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수행에 관한 일, 생활에 관한 일, 사람에 관한 일을 묻고 답하기도 교감하기도 했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 중 그날이 법회인지라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분은 누구보다 스님들을 존경했다.
내가 경전을 이야기할 때, 그분은 스님이 이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법이고 진실이고 모든 것인냥 스님의 말을 철저하게 신봉했다.
경전에 비춰 명확하지 않은 말일지라도 그 믿음은 견고해서 나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분인데 지금 주지스님은 그분이 지나온 스님들과 색이 많이 달라서 나름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이유는 다르지만 나 역시 스님에 대해 의문이 있어서 법문듣기가 환희롭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스님을 아버지처럼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이기는 것이다.
"사찰에서 스님도 인연따라 만나는 것인데, 이 스님도 다 그런 것 같아. 지금까지 나는 남을 의지하면서 수행했는데 이제는 남을 의지하지 않으려고 해. 스스로 해야 되는 시기가 된 것 같아."
경전을 읽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나에게 많이 안다고 칭찬했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그분이었다.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외골수였는데(지금도 어떤 말을 하면 그 의도를 잘못 받아들여 살짝 흥분하기도 하지만) 무섭게 변하고 있고 불법을 따라 바르게 나아가고 있다.
스님의 승복 자락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던 그분은 이제 스스로 길을 바라보며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될 것 같다.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지는 길, 나는 집으로, 그 분은 나와의 이야기로 시간을 많이 썼기에 세 시간의 수행을 줄여 한 시간을 하겠다며 법당으로 향했다.
꾸준함은 무섭다.
그대도 무서울 정도로 변하고 싶은가?
꾸준하게 수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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