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인터넷 카페에서 글을 하나 읽었는데 댓글을 주고 받으며 아는 정도인 한 사람이 자신이 누군가의 글을 읽고 궁금해진 점을 적은 글이었다. 아는 것이라면 적어주고 싶었는데 질문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질문이 이해안되는 내 수준이여. 그런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가 정말 궁금해져서 그 글을 복사해놨었다. 시간 될 때 읽어보고 알아보려고.
그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지만 어제부터 한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법화경을 읽다가 잠시 쉬는 중에 그 생각이 또 떠오르니 살짝 적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의 질문은 부처님 가르침이 어떤 것은 주관을 말하는 것 같고 어떤 것은 객관을 말하는 것 같은 지점이 있어 혼란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자만 불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였다. 질문을 완벽하게 포용하기는 어려운데 (그런 수준 아니라서) 일단 주인공이 불성, 참나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주관과 객관을 뛰어넘는 자리에 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텅비어 있고 그저 알아차리는 자리다. 모든 것이 일어나는 자리다. 그러니 그 자체로는 주관도 객관도 없다. 또 한편으로는 지극히 객관적이기도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는 자리다. 그저 비어있고 알아차리는 자리인데 모든 것이 일어난다. 말 한마디에 담을 수 있겠는가? 주관이라고 객관이라고?
이런 질문이 생기면 심각하게 고민하고 사유하고 때로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런 과정을 꾸준히 거치다 보면 정말 그런건가 라는 생각 일 때가 오는 것도 같으니. 내 경험으로는 법화경을 읽었고 궁금한 점들을 사유했고 답을 찾는 시간은 보냈는데, 정말 마음에 담고 사유하다보면 그에 화답하는 듯한 답을 찾게 된다. 만나게 된다. 불법은 살아있으니 내가 진실로 대하면 그 답을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연법, 사성제, 중도는 이 자리에 이르기 위한 수행법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것을 특별히 공부하지는 않아서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모두가 부처님이 근기따라 설하신 법 아닌가. 상충되지 않는다. 인연법은 일체법이 그렇게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다. 그 자체로는 주관이라고 할 것이 없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주관 아니라고 할 것이 또한 없다. 인연법을 지나야 불성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표현이 조심스럽고 어렵다. 사성제도 중도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을 거치고 나서야 불성을 마주할 수 있다.
가끔은 이것인가, 저것인가에 대한 분별이 필요하지만, 가끔은 분별없는 자리에 머무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이라 할 수도 있고 저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사실은 그런 분별이 의미없는 것이 우리가 마주하는 법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본성에 마음이 닿게 되면 이렇다고 하면 이러하다 하고 저렇다고 하면 저러하다고 맞장구칠 수 있다. 마음없이 하는 공염불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러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깊이있게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이 정도의 수준이라 아쉽다. 그런데 불성은 그런 것 같다. 내가 조금 닿아있는 불성은 지극히 객관적이지만, 그 안에 지극한 주관을 담는 자리다. 있는 그대로 아무 가감없이 알아차리는 자리, 이건 객관이라고 하겠고, 모든 것이 뜻에 따라 일어나는 자리, 이것은 주관이라 하겠다. 진실로 분별을 떠난 자리, 그것이 불성 아닐까.
이 모든 글은 내가 지금 이해하는 수준일 뿐이니 그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해주면 정말 감사하겠다. 글을 쓰면서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 일어나니, 부족함이 많은 글이라고 하면 정확하다. 궁금증을 해소하는 초입정도에 들었다는 것에 일단 기뻐하련다.
법화경 읽고 염불하다 정리되고 명확해지는 부분 있으면 다시 적을 날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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