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비판은 쉬우나 반성은 어렵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13. 20:15

자신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하여 밖을 밝히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같다.


정치에 별로 관심은 없지만 무관심한 나에게 이리 저리 흘러들어오는 정치뉴스를 보면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저렇게 남들을 비판하는 대신 내가 이것을 잘못했고 이것이 부족했노라고 밝히는 이가 나온다면 뭔가 바뀌지 않을까. 자살행위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신뢰와 지지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늘 입장을 바꿔가며 통렬하게 비판하는 정치인들이 아쉬울 뿐이다.


멀리 가지 않고 나를 생각해도 그렇다.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은 어렵고 남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 손쉽다. 비판하기도 하고 비판당하기도 한다.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오늘 마장에 대한 글을 쓰다가 끝부분에 가서 어제 나에게 비난의 글을 달았던 사람에게 변명하듯, 항변하듯 글을 적게 되었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글이 아닌데 쓰다 보니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당신 스스로를 생각해보라는 그런 내용이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씁쓸하다. 그렇게 글을 적어대는 자신이 별로 마땅하지 않다. 좋은 것을 나누자고 적은 글이니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니 이런 잡음이 나는 상황도 그것에 변명하듯 이해시키려는 나의 입장도 살짝 짜증스럽다. 좋은 것을 나누자는 것이 더 이상 좋은 것이 아닐 때가 되면 그만두는 것이 더 낫다. 


비판은 너무 쉽다. 반성은 어렵다. 비판에 익숙했던 나는 떠나야 함을 알고 있는데, 반성을 가까이 하려는데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