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식? 알아야 바뀐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13. 06:44

경전을 말하는 나에게 지식이라며 가볍게 여기는 듯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염불기도하는 불자들이다. 지금 인연맺은 사찰이 관음정진 도량이라 염불기도를 주로 한다. 물론 만 2년이 지난 요즘은 경시하는 어조로 지식이라 말하는 이는 없지만, 오늘은 그 지식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잠시 적고 싶다.


법화경을 읽다보면 부처님 법을 만나지 못해서 바르게 살지 못하니 즐거움을 잃고 악도에 떨어진다는 이런 내용의 구절들이 많이 나온다. 문구의 표현들을 명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이런 맥락의 이야기들이다. 이 말은 부처님 법을 만나면 바르게 살게 되고 선업을 쌓게 되고 즐거운 삶, 삼악도를 벗어나 좋은 곳에 날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어머니가 지장경을 읽고 나서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사람이 주지 않은 것을 가져오면 안된다는 것을 이제 알았어.' 경을 읽어 무엇이 바르고 그른지에 대해, 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를 어머니가 알았다. 머리로 알았다. 행동이 금새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르침이 마음에 새겨질수록 주지 않은 것을 가져오는 어머니의 습은 강력한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이제 더이상 아무 생각없이 '심봤다'의 심정으로 주지 않은 물건을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고 언젠가는 그 도리가 자연히 몸과 마음에 배어 가르침 자체가 삶이 될 것이다.


어머니가 지장경을 말한다면 그것은 지식인가? 지식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지식이며 이제 지혜에 가깝다. 알지 못했을 때 바르게 행하지 못했는데 알게 되고 난 후에 바르게 살 수 있게 되었다. 경전은 그런 것이다. 부처님의 법이다. 가볍게 여기는 그 마음은 정말 어리석고 왜곡되었다. 누가 그런 것을 심어주었는가? 그것을 말한 자는 잘못 알고 있고 자신도 모르게 크나큰 악업을 짓고 있다.


법화경을 읽어서 나는 부처님의 뜻을 알았다. 물론 정말 작은 부분이겠지만 가장 빛나는 뜻, 우리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을 위해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고 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앎으로 나는 변화되고 있다. 머리가 아닌 온 존재에 스미고 있으며 그런 이해는 삶이 변화할 정도의 확신이 되고 있고 생동한다. 그대는 부처님의 자녀인가?  나는 이제 온몸으로 생생히 그러하다고 말하며 불자의 삶을 살아간다. 아무리 멀다 한든 나도 부처가 되리라 기쁜 마음으로 생각한다.


염불기도 참 좋다. 그런데 거기에 경전의 가르침을 더하면 더 빨리 명확해진다. 10년 넘게 염불에 매진한 어떤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표현하기 어렵지만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바르게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바르게 알지 못해서 바른 것에 마음을 두지 못한다는 생각들 때가 많다.


경전 읽기를 경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전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장 명확하게 부처님 만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염불과 독경, 이렇게 하면 빠르고 안전하다. 길을 알게 되고 힘이 생기니 못 갈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