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지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9. 28. 21:21

칭찬은 좋은 것이다.
대상을 기운나게 하고 그리하여 더 나은 모습이 되도록 이끌어준다.
칭찬을 하는 자와 받는 자 사이의 관계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건대 잘못된 칭찬은 독이다.

합창을 할 때 한 사람이 늘 칭찬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언뜻 보기에 좋은 모습이었지만, 노래를 잘못 부르는 이에게 '노래 정말 잘한다'고 여러번 말하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그 입을 다무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했다.
생소리로 크게 노래하는 사람을 칭찬하니, 소리를 고쳐서 잘 부를 기회를 놓치게 될 뿐이었다. 잠깐이야 기분좋겠지만, 잘못을 알 기회를 놓치고 그것이 강화되고 고정되니 길게 보면 이로울 것이 없어보였다.
노래를 듣는 이의 안목이 하열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칭찬했다고 해도, 알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칭찬했다고 해도 그것은 잘못된 칭찬이다.
노래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 정말 그것이 노력의 최대치라면 칭찬이 의미있다. 하지만 여력이 있는 이의 눈을 가리는 칭찬은 절벽에 서있는 이의 등을 미는 것과 같이 어리석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칭찬할 때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힘겹게 언덕을 오르는 이의 등을 밀어주는 것인지, 아니면 절벽에 서있는 위태로운 이의 등을 밀어주는 것인지.